부동산 주택

경쟁률 4배 껑충...경매시장까지 덮친 '접경지 투자열기'

■파주·연천 법원경매 가보니

덕은리 공장용지 17억에 낙찰

최저가 11억6천만원 크게 웃돌아

"땅값 더 뛴다" 철원은 경매철회도

“사건번호 2017타경 4856건에 대한 입찰자수는 총 21명입니다”

2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열린 파주·고성 지역 법원경매에서 각 물건에 대한 입찰자수가 발표되자 80여명이 모인 법원 곳곳에선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 지역 월평균 경쟁률은 4~5명(지지옥션 기준)인데 네 배에 가까운 인원이 참여한 것이다. 다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 까지일 줄을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 일대의 공장용지 2,926㎡는 17억3,89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 최저가 11억6,880만원을 크게 웃돈 가격으로 낙찰된 것. 낙찰자인 조모씨는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호재로 석달 후면 이 지역 땅값은 현재 낙찰가의 3배가 될 것”이라며 “오늘 나온 물건 뿐 아니라 접경 지역 경매를 여럿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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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 이후 최대 관심 지역으로 꼽히는 파주 토지에 대한 관심은 경매시장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이날 경매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가 다가오자 경매법원장 앞은 우산을 든 인파로 북적였다. 전문 경매인이 아닌 티셔츠에 등산복 바지를 입은 보통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어머니와 딸부터 60대 부부 등 참여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장내에 마련된 컴퓨터를 통해 권리 분석을 하거나 경매 물건이 표시된 종이에 밑줄을 쳐가며 이야기 중이었다.

파주 등 휴전선 접경지역 토지에 대한 투자 열기가 경매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변 철책 주변 전경.  /연합뉴스파주 등 휴전선 접경지역 토지에 대한 투자 열기가 경매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변 철책 주변 전경. /연합뉴스



이날 경매로 나온 9개 파주 지역 물건 중 신건·유찰 1회를 제한 3개 물건은 모두 낙찰됐으며 모두 3명 이상이 입찰에 참여했다.

연천·철원 지역에서도 투자 열기가 뜨겁긴 마찬가지였다. 이 지역은 파주만큼은 아니지만 철도 및 경제특구 확충에 따른 수혜지역이 될 수 있는데다 파주보다 3분의1수준의 저렴한 가격에 투자가 가능하단 장점이 있단 점에서 주목받았다. 지난달 30일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연천·철원지역 경매에서는 철원 물건 1개가 경매 철회로 제외되기도 했다. 땅값이 더 오를거라 생각해 땅주인이 도로 회수해간 것이다. 개발제한 구역·잡종지 등 제약요건 때문에 4차례 유찰됐던 땅이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주인을 찾기도 했다. 실제 이날 연천군 청산면 장탄리 토지는 감정가(9,658만원)의 73% 수준인 7,111만원에 낙찰됐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판문점 선언서 경원선 철도 복원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면서 접경지역 중부 지역은 관망세 분위기”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오를 거라 보고 투자에 나서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접경지역 땅이 대부분 군사시설이나 개발제한구역으로 대규모 개발에 이르기 까지는 난관이 많은 만큼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단순 이슈가 있다고 투자하기 보다는 실제로 인근에 경제구역이 조성되고 땅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현실적으로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양=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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