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이 기술 개발한 농작물 바이러스 ‘진단키트’로 지난 2007년부터 12년 동안 5,000억원 이상의 농가피해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원예작물 바이러스 진단키트(이하 진단키트)’ 15종을 개발·보급한 결과 바이러스병을 예방함으로써 연평균 400억원 이상의 농가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2일 밝혔다.
휴대용 진단키트를 이용하면 농가 현장에서 2분 이내에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수박·오이·멜론·고추·토마토 등 채소작물 총 10품목에 활용할 수 있다.
농진청은 바이러스 진단키트를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총 15종을 개발해 13만4,303점을 지방농촌진흥기관에 무상으로 보급하고 있다. 농가에서는 가까운 시·군 농업기술센터로 문의하면 진단을 받을 수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진단 키트는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국산 제품”이라며 “외국산 진단 키트 17억원어치에 해당하는 수입 대체 효과도 냈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올해 기존 막대 종이처럼 생긴 스트립형 진단키트의 보존성 등의 문제점을 개선해 임신진단키트와 같은 카세트형으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 진단 감도를 높이고 진단키트 유효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렸다. 바이러스 진단키트는 미세한 나노 크기의 금 입자(직경 40nm)에 바이러스 특이적 항체를 부착하고 바이러스와의 결합반응 원리를 이용해 만들었다. 채소작물의 잎을 따서 으깬 후 그 즙을 진단키트에 떨어뜨려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농진청은 올해 박과작물 바이러스 2종(오이녹반모자이크바이러스, 수박모자이크바이러스)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도 개발했다.
국내에서는 약 150여 종의 바이러스가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으며, 주로 식물체에 얼룩 증상이나 마르거나 시들게 하는 등 이상 증상을 일으켜 품질과 수량을 크게 떨어뜨린다.
조명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장은 “앞으로 농작물에서 문제가 되는 바이러스의 진단키트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작물별로 여러 종의 바이러스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도 개발해 오는 2020년부터 농업 현장에 확대 보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