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방송되는 EBS1 ‘한국기행’에서는 ‘꽃보다 할매’ 3부 ‘당신 참 예쁘다’ 편이 전파를 탄다.
충북 청주의 어느 산꼭대기 집. 깊은 어둠 속에서 소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마음 졸이며 외양간을 지키는 한 노부부.
잠시 후, “어이구, 욕봤다. 착하다” 지친 어미 소를 달래주는 곽창영(88) 할아버지.
그 옆엔 갓 태어난 송아지 한 마리가 몸을 부르르 떨고 있다.
이렇게 송아지 한 마리로 시작해 규모를 늘려가고, 노부부의 외양간을 거쳐 간 소들이 수 십 마리는 된다는데…
가만히 송아지를 쓰다듬던 한영애(85) 할머니.
소밖에 모르는 할아버지에게 서운하다가도 무탈하게 태어난 송아지를 보면 예쁘고 고맙다.
한 평생 소를 키우며 살아온 노부부. 서로의 얼굴도 모르고 성사된 결혼이었지만 첫눈에 꽃보다 고왔던 아내.
그러나 아무 것도 없이 시작한 신혼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속을 안 썩여 머리가 새카맣고,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속을 하도 썩여 머리가 새하얗단다.
“이쁘게 하고 가야뎌~ 이쁘게 안 하면 안 가”
하루 종일 밭일에, 소들 밥 챙기고, 외양간 청소까지 일밖에 모르던 할아버지.
꽃놀이 가자는 할머니의 애교에 못 이기는 척 따라나선다.
곱게 단장한 할머니와 벚꽃나무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 집 근처 산소로 가는 노부부.
‘나는 이짝, 할매는 저짝.’
노부부가 돌아가시면 함께 묻힐 자리다. 할아버지의 산소엔 희한하게도 할미꽃 몇 송이가 피어 있는데….
[사진=E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