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지난 1·4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2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자전환 했다고 3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425억원으로 29.4%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1,32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16년 부진했던 수주 실적이 매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신규 수주가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통상 1~2년이 걸리는데 2016년 조선업황이 악화하면서 현대중공업 수주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2013년 212억달러, 2014년 107억달러, 2015년 124억달러로 계속 100억달러를 넘던 수주 실적은 2016년엔 59억달러로 반 토막났다. 특히 프로젝트마다 조 단위로 책정되던 해양플랜트 일감을 2014년 말 이후 전혀 따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형 플랜트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조업물량이 줄어들었고 엔진기계부문 수주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수주 절벽 여파로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영업손실도 커졌다. 특히 후판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 분까지 두 번 연속 오르면서 자재 부담도 늘어났다. 척당 가격이 900억원 수준인 초대형 유조선(VLCC)를 보면 한 척을 짓는데 후판 3만 톤 정도가 들어간다. 이 때문에 후판 가격이 톤당 5만원 가량 오르면 15억원 가량의 추가 부담을 져야 한다. VLCC 건조 이익률이 1% 수준(약 9억원)인 만큼 배를 지어놓고 보면 손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자재 가격이 오른데다 원화 강세 탓에 수주한 물량의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지주도 이날 공시를 통해 1·4분기 매출 6조2,858억원, 영업이익 3,5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원자재가 상승, 일감 부족 등 올 한 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해 있다”며 “신조 발주 문의가 늘고 선가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만큼 신규 수주를 통해 어려움을 헤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