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한반도 종전과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3일 왕 국무위원이 김 위원장과의 회동에서 “북한의 적절한 정세 판단과 과감한 결단으로 한반도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며 “중국은 성공적인 남북 정상회담과 획기적인 ‘판문점 선언’에 대해 지지와 축하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왕 국무위원은 이어 “중국은 한반도 종전과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지지한다”며 “북한과 소통을 유지하고 협조를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북중 우호와 협력을 공고히 해 발전시키는 것은 북한의 확고부동한 전략적 방침”이라며 “북한은 중국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 모든 공헌을 높이 평가하고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북한의 결연한 입장”이라며 “북한은 대화 회복을 통해 상호 신뢰를 쌓고 한반도 평화의 근본적인 위협을 청산하는 데 대해 토론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김 위원장과 왕 국무위원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양국의 대응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조기 방북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의 발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 협의에서 중국을 포함하겠다는 언급은 없었다.
왕 국무위원의 방북은 급물살을 타는 한반도 대화 국면에서 중국의 역할이 축소되는 ‘차이나 패싱’ 우려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미국의 주도권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외교를 총괄하는 외교부장의 방북은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이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입장에 그만큼 관심이 크다는 의미다.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중국은 한반도 옆의 큰 산이지 짚단이 아니다”라며 “(차이나 패싱은) 이치에 맞지 않는 추측”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중앙(CC)TV도 3월 북중 정상회담을 “중북관계의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었다”며 중국의 한반도 영향력을 강조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