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겨울잠' MLP펀드 드디어 기지개 켜나

美 자연재해 등에 1년간 부진

유가 70弗 넘어서며 악재 상쇄

최근 한달 수익률 6%대로 반등




국제 원유가격 상승에도 여러 악재에 짓눌려 빛을 보지 못했던 MLP펀드가 기지개를 켤 조짐이다. MLP펀드는 미국 마스터합자회사(MLP)에 투자하는 금융투자 상품이다. MLP는 원유나 셰일가스의 송유관·저장시설 등을 운영하는 회사다. 그동안 자연재해, 정부 정책 등 예상치 못했던 복병에 장시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최근 한 달 동안만 투자자들에게 6% 이상 수익을 안겨주며 반등하고 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던 MLP펀드 수익률이 반등세를 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 MLP펀드는 유가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최근 1년 이상 예상과 다르게 움직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지난해 5월 배럴당 40~50달러 수준에 머물던 원유 가격은 지난달 66달러 이상까지 치솟았지만 MLP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렀다. 국내에서 MLP펀드인 ‘한화분기배당형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자투자회사(인프라-재간접형)종류A’와 ‘한화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자투자회사(인프라-재간접형)종류C’는 각각 -19.36%, -17.13%의 수익률을 보였고 ‘한국투자미국MLP특별자산자투자신탁(오일가스인프라-파생형)(C2)’ 역시 -13.92%에 머물렀다. 유가 상승에도 MLP펀드가 기대와 달리 움직인 것은 지난해 허리케인 ‘하비’가 정유시설이 모여 있는 텍사스주를 강타한데다 미국 정부가 법인세를 인하하며 세금감면 혜택 받던 MLP의 비교 우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3월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가 13년 만에 송유관 업체들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을 없애도록 판결했다. 신승우 한화자산운용 멀티에셋팀 매니저는 “악재가 이어지며 MLP가 투자자들에 지급하는 분배금이 줄어들면서 시장 분위기가 침체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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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가가 70달러선을 넘어서며 MLP펀드들도 악재를 이겨내기 시작했다. 지난 한 달간 모든 MLP펀드 상품이 일제히 6%대 수익률을 거둔 점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신 매니저는 “시장에 악재로 작용한 FERC 요금 정책에 영향을 받는 MLP는 5% 미만에 불과한 소수지만 정책 방향성에 대해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한 부분이 있었다”며 “전반적으로 MLP들이 금융위기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고 시가총액 기준 대형 MLP들이 서프라이즈 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정동훈 한국투자신탁운용 매니저도 “유가 상승이나 MLP들의 실적 향상에도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MLP 주가가 하락세를 보여왔다”면서도 “악재로 작용했던 요소들이 해소되면서 최근 반등하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유가가 60달러 중후반대에 안착하고 미국 탄화수소 생산이 증가하는 등 MLP 실적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시장 심리가 개선되고 있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다만 MLP 실적 개선이 실제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어 펀드 수익률 예측에 있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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