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오늘,그림이 말했다] 우리네 인생과 맞닿은 세계 명작들

■우정아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맑은 옥빛 하늘 아래 소담하게 피어 오른 작고 하얀 꽃송이들”을 그린 빈센트 반 고흐의 1890년작 ‘아몬드 꽃’은 동생 테오 부부가 아들을 낳았다는 기쁜 소식에 그린 축복의 그림이다. 정신병원을 들락거리던 와중에도 절정의 고유한 화풍으로 그림을 완성한 화가는 채 6개월이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이 작품을 탄생시킨 조카는 훗날 ‘반고흐 재단’이 설립될 때 결정적 역할을 했고 ‘아몬드 꽃’은 재단이 만든 미술관에 걸려있다. 포스텍 인문사회학부에서 미술사를 가르치는 저자 우정아 교수는 이렇게 그림에서 “희망의 시작”을 풀어낸다. 공포마저 매혹적으로 포장했던 클림트가 임산부를 관능적이고 불길한 분위기로 그린 작품 제목도 ‘희망’이었다는 얘기와 함께.


저자는 2011년부터 매주 한편씩 미술이야기를 써 왔고 그 글들이 모여 이 책을 이뤘다. 서양 및 현대미술사의 권위자다운 방대한 지식이 일,여성,사랑,우울,소비,실패,이상,죽음 등의 주제에 맞춰 동서고금 넘나드는 그림들로 펼쳐진다. “아무리 머나먼 과거에 만들어진 다른 나라의 미술이라 할지라도 그 이야기의 끝은 우리 현실과 맞닿아있기를 바랐다”는 저자의 말대로 미술은 늘 우리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다. 표제처럼, 오늘도 그림은 말을 건네고 저자는 기꺼이 그 통역사를 맡았다. 부제가 ‘생활인을 위한 공감 백배 인생 미술’이다. 절대 어려운 책이 아니라는 뜻이다.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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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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