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페미니즘으로 다시 읽는 고전 속 여주인공

서맨사 엘리스 '여주인공이 되는 법'

인어공주를 비롯한 여주인공들 재해석

여주인공이 되는 법은 고전 속 여성 캐릭터들의 잘못된 점을 꼬집는다./출처=연합뉴스여주인공이 되는 법은 고전 속 여성 캐릭터들의 잘못된 점을 꼬집는다./출처=연합뉴스



영국 희곡작가 서맨사 엘리스는 ‘여주인공이 되는 법’(민음사)이란 책을 통해 고전 속 여성 캐릭터들의 잘못된 점들을 꼬집는다.

인어공주가 왕자에게 버림받으면서도 자신을 희생하고 죽음까지 받아들이는 것이 옳은 결정이었을까. 그는 인어공주는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잘생긴 왕자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 동시에 비주체적인 여성 삶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어린 시절 열광했던 동화 인어공주를 “잔인하고 여성 혐오 가득한 이야기”라고 재해석하며 자신이 인어공주와 같은 동화에 그토록 열광했다는 사실이 기가 막힌다고 강조했다.


또 안데르센 이야기를 토대로 해석할 때, 인어공주가 다리를 얻은 것은 걸어 다니기 위해서가 아님을 역설했다. 오히려 “인어는 땅 위에서 살 수 있지만, 인어공주의 할머니는 우리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물고기 꼬리를 인간이 보기 싫어한다고 알려 준다. 그래서 인어공주는 외지인의 이해할 수 없는 미적 이상에 맞추기 위해 자신에게 끔찍한 고통을 가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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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인어공주 이야기뿐 아니라 자신이 서른일곱 해를 살아오며 만난 책 속 ‘여주인공들’은 수가 적을 뿐 아니라 주체적 역할 면에서도 극히 제한돼 있고, 올바르지 못한 롤모델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영웅으로 치켜세워지는 것은 대부분 남성이며 여성은 조력자이거나 부도덕한 유혹자일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일종의 ‘투쟁’으로 고전을 다시 읽으며 그 속의 여주인공 11명과 머리를 맞대고 논쟁한다. 모든 여주인공이 행복한 결혼만을 꿈으로 여긴다면, 천편일률적인 삶으로 귀결돼 불행해 질 것을 지적한다. 이어 그는 세상 사람들은 처음부터 주인공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고군분투해서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이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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