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장시설 중단했다가 재가동한 경우 온실가스 배출권 추가 할당 불가"

삼표 등 시멘트업계 "성신양회 배출권 할당 과다"

환경부 "재가동 시설 신규시설로 보고 할당 추가"

고법, 재가동 시설 신규 시설로 볼수없다고 판결

환경부의 1심 불복 항소 기각

공장 내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가 재가동한 경우 해당 시설은 신규·증설 시설로 볼 수 없으므로 온실가스(탄소) 배출권을 추가로 할당해선 안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0부(부장판사)는 4일 “중단됐다가 재가동된 성신양회의 공장 시설에 대해 추가로 내려진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 처분을 취소하라”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환경부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1월부터 아시아 최초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을 개장했다. 2014년 12월 석유화학 84곳과 철강 40곳, 발전·에너지 38곳 등 총 525개 업체에 2015~2017년 3년치 배출권 할당량을 통보했다. 기업은 정부가 정한 할당량보다 배출량이 많으면 거래시장에서 배출권을 사야 한다. 배출권을 사지 못하면 배출권 가격보다 비싼 과징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삼표시멘트와 한라시멘트, 쌍용양회공업,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등 주요 시멘트업체들은 성신양회의 온실가스(탄소) 배출권 할당량이 너무 많다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1심에서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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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시멘트 등은 “성신양회는 6개의 공장 중 5개 공장의 소성로(시멘트 직전 상태인 클링커를 제조하는 시설)가 배출권 할당량 대상”이라며 “이중 1·2호 소성로는 1998년부터 운영돼온 시설로 잠시 가동이 중단됐다가 배출권 할당제 시행 이후 가동이 재개됐는데 환경부는 새로 건설된 신규시설로 보고 할당량을 추가해줬다”고 주장했다.

반면 환경부는 “가동이 중단됐다가 나중에 재가동되는 시설을 신규시설이 아닌 지속가동시설로 보면 해당 시설의 온실가스 배출 할당량은 0이 돼 배출권을 전혀 할당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다”고 반박했다. 1심 법원은 삼표시멘트 등의 주장을 인정했다.항소심 재판부도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온실가스 할당지침 상 신설은 생산활동을 위해 기존시설과 독립적으로 온실가스 배출활동을 하는 시설을 ‘물리적으로 추가’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며 “물리적 추가가 없이 재가동을 이유로 신설의 일종으로 판단한 처분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할당지침은 신규·증설 시설과 재가동 시설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으므로 재가동된 시설을 신설에 해당한다고 봐 내려진 할당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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