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대진침대 발암 물질 '라돈' 다량 검출 논란

2010년 출시 4개 모델서 기준치 초과

국내 중소 침대 제조업체인 대진침대가 판매한 침대에서 폐암 유발 물질인 ‘라돈’이 다량으로 검출돼 소비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4일 “라돈이 검출된 침대에 대해 시료를 취득, 방사능 분석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국내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 공기질 권고 기준인 200Bq(베크럴)/㎥를 크게 초과하는 620Bq(베크럴)/㎥의 라돈이 대진침대 제품에서 검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도 감마선 측정을 통해 대진침대 매트리스에서 라돈을 방출할 수 있는 우라늄과 토륨이 발견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내라돈저감협회 관계자는 “대진침대를 사용한 고객의 의뢰로 매트리스를 조사한 결과 실내 기준치의 3배가 넘는 라돈이 검출돼 해당 침대 제조·판매 업체로 조사팀을 보내, 해당 모델의 매트리스 커버(음이온 파우더 도포) 시료를 얻었다”고 말했다. 원안위는 “방사능 농도를 분석해, 제품에 의한 피폭방사선량을 평가할 예정이며 유사 제품의 안전성도 평가하겠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방사성물질 성분 표시제나 사전 안전기준 검사제 도입 등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파우더는 대진침대가 2010년 출시한 네오 그린, 모젤, 벨라루체, 뉴웨스턴 등 4개 모델에 쓰였으며 그 동안 온라인과 대리점, 백화점 등 유통 경로를 통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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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은 무색, 무취, 무미의 기체로 폐암 유발 1급 물질로, 실생활에서 라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고하고 있다. 실내라돈저감협회 관계자는 “라돈이 방출하는 알파선은 피부를 뚫지는 않지만, 호흡하게 되면 바로 폐에서 피폭된다”며 “위험한 물질이지만, 관련 규제가 미비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라돈은 토양 등에서 나오는 것으로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확률이 있고 실생활에서 노출될 수 있어 관리가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에 따라 가스를 없애려면 환기 등을 통해 내외부 공기를 순환해줘야 한다. 김성미 국립환경과학원 생활환경과 연구관은 “라돈은 어느 정도 나와야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WHO가 발표한 전 세계 폐암 발생 원인 중 라돈이 3∼14%로 가장 높고 두 번째가 흡연으로 조사돼 정부에서도 발생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경부가 정한 건 국내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공기질 권고 기준(200Bq/㎥)뿐이고 건축자재나 완제품에 대한 기준은 없다”며 “완제품 등으로 기준을 늘릴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대진침대 측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실어 “저희 제품을 사용하고 계신 소비자분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최대한 이른 시간 내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국가 공인기관에 조사를 의뢰했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1988년 설립된 대진침대는 충남 천안에 있는 직원 27명의 중소 침대 제조업체다. 매출이 2009년 190억원에서 지난해 63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어드는 등 최근 감소세를 보여왔다. 지난 2015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내면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현재 신용등급도 ‘CCC’ 등급을 받고 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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