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과거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었던 ‘드루킹’ 김모(49, 구속기소)씨 일당 외에 친(親)박근혜 단체도 여론조작을 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원들이 국회 입법예고 게시판에서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를 사용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돼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1월30일 민주당으로부터 댓글조작 수사를 요청하는 고발장을 접수한 뒤 민주당이 추가로 제출한 자료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한 바 있다. 박사모 카페에 올라온 해당 게시물은 입법예고 사안에 대한 찬반 표시에 매크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게시자가 실제 매크로를 사용했다는 취지의 내용도 포함됐다.
경찰 관계자는 “입법예고 게시판에 이렇게 하면 된다는 방법론을 올려놓은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네이버 댓글조작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박사모 건은 자료 확보조치를 한 뒤 들여다보는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박사모가 포털사이트 여론조작과도 관련이 있다는 정황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경찰은 말했다.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드루킹 일당은 지난 1월 17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4시간여 동안 매크로를 활용해 문재인 정부 관련 기사에 달린 비판성 댓글에 반복적으로 ‘공감’을 클릭하는 수법으로 여론을 조작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