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3,000억 위안(50조7,84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규모 대중 경제사절단을 급파하는 등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상황에서도 중국운 ‘첨단산업 굴기’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WSJ은 “중국 정부 관리들이 조만간 새로운 펀드를 발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펀드 측에서 비공식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투자자들 가운데는 미국의 반도체 제조사들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펀드 조성에는 국유펀드인 중국 국가직접회로산업투자펀드가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의 반도체 제조사들은 미·중 간의 정치적 민감성과 중국의 반도체 발전이 자신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을 우려해 펀드 참여 제안을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앞서 지난 2014년에도 중앙 및 지방정부를 배경으로 하는 기업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218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조성한 바 있으며, 이 펀드는 지난해 말까지 약 70개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중국의 2014년 반도체 펀드에 대해 “국가 전략목표를 충족하기 위한 펀드 조성에 중국 정부가 깊게 관여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은 제조 강국을 목표로 첨단분야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제조 2025’는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위태롭게 한다면서 적극적으로 견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