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묘한 일상] 고양이 습성의 이해

고양이 동거에 왕도·정답 없지만

귀찮게 굴지 않는 사람이 '좋아요'

묘한일상컷



누군가와 함께 살려면 동거인의 성격을 잘 알아야겠죠? 반려묘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그렇듯 고양이도 제각각이에요. 수의사 선생님들도 “고양이는 정답이 없다”고 하지만 공통적으로 갖는 습성은 있답니다.

고양이는 하루 10~16시간을 자야 한다고 합니다.고양이는 하루 10~16시간을 자야 한다고 합니다.


■하루에 10시간 이상은 자야 해요


고양이는 가장 잠이 많은 포유류 중에 하나입니다. 최대 16시간까지 자야 한다니 삶의 절반을 수면에 투자하는 셈입니다. 그렇지만 깊이 자는 건 아니에요. 아기가 선잠 자듯 짧게 여러번 나누어 잡니다. 조그만 소리, 미세한 움직임에도 귀를 쫑긋 세우며 주변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10시간은 넘게 잘 수 있도록 집사님이 배려해줄 때도 있어야겠죠?

대체로 아늑한 곳을 좋아하므로 이런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도 좋겠죠.대체로 아늑한 곳을 좋아하므로 이런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도 좋겠죠.


■개는 사람에, 고양이는 집에 집착해요

고양이는 영역동물입니다. 자신의 영역에 애착이 큽니다. 그래서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해요. ‘청결’을 무척 선호하므로 화장실 청소도 매일 해주셔야 합니다. 상자, 비닐봉지처럼 밀폐된 곳에 들어가기도 해요. 그만큼 아늑한 공간을 마련해주시면 좋습니다.

‘산책냥이’가 반드시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산책냥이’가 반드시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내 영역이 소중한 만큼 벗어나는 데도 두려움을 느껴요. 개는 매일 산책을 시켜줘야 하지만 고양이에게 외출은 매우 겁나는 일입니다. 고양이와 함께하는 산책을 원하신다면 아기 때부터 외부 환경에 길들여 주셔야 해요. 기자도 그런 과정을 거쳐 반려묘와 가끔 산책에 나선답니다.


자신의 영역에 ‘침입’을 용납할 수 없겠죠? 두 번째 고양이 입양이 어려운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게다가 익숙한 집사가 아닌 다른 사람도 경계하죠. 순한 고양이라면 외딴 구석으로 피하는 정도의 행동을 보이겠지만 사나운 성격이라면 물고 할퀴며 ‘맹공’을 가하기도 합니다. 집에 놀러 온 가족, 친구에게 과한 스킨십은 자제시키는 편이 서로를 위해 좋겠습니다.

관련기사



고양이는 ‘그루밍’으로 스스로의 몸을 깨끗이 닦습니다.고양이는 ‘그루밍’으로 스스로의 몸을 깨끗이 닦습니다.


■엄청난 ‘깔끔쟁이’

고양이는 매일 ‘그루밍’이라 하여 스스로 몸을 닦습니다. 오돌토돌한 혀를 이용해서 털을 부지런히 빗질하며 이물질을 제거하죠. 고양이의 침에는 세정작용 물질이 들어있어 실제로 위생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고양이는 안정감을 느낄 때 그루밍을 한답니다. 특정한 장소나 집사 앞에서 그루밍을 한다면 ‘심리적 거리감’이 줄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집사도 빗질을 꾸준히 해줘야 합니다. 장모종은 매일, 단모종도 최소 일주일에 한번은 빗질을 해주세요. 털 관리가 소홀할수록 헤어볼을 토하게 되는 횟수도 잦아져 자칫 고양이의 위장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거의 색맹인 고양이에겐 움직이 뚜렷한 장난감이 좋아요.거의 색맹인 고양이에겐 움직이 뚜렷한 장난감이 좋아요.


■색맹에 사실상 원시?

날카롭고 화려한 이미지에 비해 눈은 사실상 ‘맹탕’이에요. 눈의 원추세포는 색깔을 구분하는 작용을 합니다. 그런데 고양이는 빨간색을 감지하는 원추세포가 없죠. 그래서 파란색과 초록색만 구별할 수 있답니다. 게다가 뇌 또한 색의 차이를 잘 인지하지 못합니다. 색깔 정보 해독능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형태나 움직임으로 사물을 파악합니다. 장난감을 고르실 땐 화려한 색깔보단 움직임이 큰 것을 선택해주세요. 그리고 고양이의 눈은 멀리 있는 물체를 더 잘 관찰하도록 발달돼 있습니다. 가까이에 있는 사물은 눈이 아닌 수염으로 감지한다고 해요.

좋아하는 집사 옆이라면 손까지 잡고 떨어지지 않으려 합니다.좋아하는 집사 옆이라면 손까지 잡고 떨어지지 않으려 합니다.


■귀찮게 굴지 않는 사람을 좋아한다

‘개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명제는 당연한 사실이라 받아들여지죠. 그런데 고양이는 딱 부러지게 말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고양이를 귀찮게 굴지 않는다면 사이가 좋아질 가능성은 무척 높습니다. 기자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아기 때부터 ‘길들여보겠다’며 자꾸 옆에 앉히고 만졌더니 밥 줄 때 말곤 제 곁으론 잘 오지 않아요. 그렇지만 자유롭게 내버려둔 제 아내에겐 되레 떨어져 있으면 불안한 눈치입니다. 고양이는 기억력이 상당히 좋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되도록 좋은 인상을 심어주시길 바랍니다.

김태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