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문화재의 향기] 평양 석암리 금제 띠고리

국보 제89호 평양 석암리 금제 띠고리.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국보 제89호 평양 석암리 금제 띠고리.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1916년 10월21일 지금은 평양시 락랑구역으로 불리는 옛 평안남도 대동군 소재 ‘석암리 9호분’에서 순금으로 만든 화려한 허리 띠고리가 출토됐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박물관은 중국 한(漢)나라 식민지였던 낙랑군이 평양에 있었음을 입증하기 위해 대규모의 발굴을 진행한 터였다. 한반도에서 발견된 최고 수준의 금속공예품 중 하나인 이 순금 허리띠 버클은 조선총독부박물관을 거쳐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고 지난 1962년 국보 제89호로 지정됐다. 순금이라 약 2,000년이 지났음에도 원래의 찬란함은 그대로다. 얇은 금판 위에 수백 개의 금 알갱이를 일일이 붙여 큰 용 한 마리를 둘러싼 여섯 마리 작은 용을 장식하고 있다. 모두 41개를 박아 넣은 청록색 터키석은 현재 7개만 남아 있다. 1980년 초에는 이와 유사한 허리 띠고리가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 카라샤르 고성에서도 발견됐다. 말발굽 모양의 형태, 소재와 문양 구성, 금알갱이와 금실을 붙인 누금 기법 등이 똑같았다. 일각에서는 당시 대제국을 형성한 한(漢) 황제가 변방의 이민족 우두머리에게 훈장처럼 기념품으로 보내준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앞으로 남북한이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일제가 식민통치의 명분을 찾아 평양 대동강변의 낙랑유적 발굴에 집착해 국립중앙박물관은 수천 점의 낙랑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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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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