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소비자 가전을 위한 CES 행사가 있다면 독일에는 피트니스 분야 세계 최대의 행사인 FIBO가 있다. 필자는 몇 주 전 FIBO에 참가했고 피트니스 산업의 성장세와 규모에 다시 한번 놀랐다. 동시에 200조원대에 달하는 거대 산업에서 한국이 얼마나 작은 나라로 인식되는지에 대해서도 똑같이 놀랐다.
건강을 향한 FIBO의 노력에도 세계인은 점점 뚱뚱해지고 있다. 한국인도 예외는 아니다. 오늘날 한국의 성인 비만은 5년 전보다 더 심각해졌고 성인 비만과 밀접한 소아 비만은 더욱더 심해지고 있다. 금연운동처럼 건강은 많은 국가의 의제가 되고 있다. 한국인도 많은 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어떻게 해야 운동을 장려할 수 있을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올해 FIBO에서 거론된 건강보험과 연결하는 것이다. 최근 일반 국민이 부담하는 의료비와 의료보험료는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런 증가는 많은 이유로 계속될 것 같다. 현대인은 오래 살지만 더 건강한 삶을 살지는 않는다. 오늘날에는 더 많은 사람이 의사와 상의하고 병원을 찾고 입원한다. 방송과 인터넷으로 쉽게 획득 가능한 건강 관련 지식은 노인층이 병원 문을 자주 두드리도록 부추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하는 우리 사회에서 의료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의학기술의 발전도 과잉 검사와 과잉 진료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즉 보험료 부담은 갈수록 커질 것이다.
의료비용과 씨름해야 하는 우리 사회에서 창의적인 해결책의 하나는 처방보다 예방에 투자하는 것이다. 예방은 웰케어를 다룬다. 운동은 질병 및 움직임이 적은 생활 방식에 맞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아동 비만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보험에 돈을 지불하는 대신 운동하는 사람에게 보조금을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이는 각 가정에 운동 바우처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실행할 수 있으며 시장에 출시된 웨어러블 기구들과 결합하면 건강 개선을 추적하고 모니터해 보험료와 의료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많은 금융 및 데이터 정보기술(IT) 회사들이 이러한 의료 예방 개념을 실험하고 있지만 보다 효과적인 확산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지가 선행돼야 한다. 국가보험제도 유지를 위한 재원 마련보다 운동하는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보조금을 주는 편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오늘날 모든 국민은 동일 소득에 동일 보험료를 지불하지만 전 세계의 추세와 방향성은 예방에 있다. 향후에는 이러한 운동 친화적인 보상 프로그램으로 차별화된 보험료를 지불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국민은 보험료를 덜 내 좋고 정부는 건강보험 지출이 줄어들어 좋고 나라는 더 건강해져 생산성이 올라가니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