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벨리우스 2번 교향곡은 시벨리우스 본인을 지탱하고 있던 민족주의적인 핀란드 스타일의 음악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든 음악입니다.”
핀란드 출신의 거장인 유카 페카 사라스테(62) 독일 쾰른방송교향악단 음악감독은 오는 13일 내한 공연을 앞두고 서울경제신문과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시벨리우스는 바그너나 리스트와 같은 새로운 음악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2번 교향곡을 통해 비로소 ‘국민 작곡가’라는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사라스테가 이끄는 독일 쾰른방송교향악단은 이번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의 무대에서 시벨리우스(1865~1957) 음악의 진수가 담긴 2번 교향곡을 연주한다. 시벨리우스를 비롯한 북유럽 작곡가들의 음악에 대한 탁월한 해석으로 정평이 난 사라스테는 핀란드 방송 교향악단에서 14년간 수석지휘자를 지낸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토론토 심포니, BBC 심포니, 스코틀랜드 체임버 오케스트라, 라티 심포니 등을 이끌며 명성을 쌓았다. 2010년부터는 쾰른방송교향악단의 음악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시벨리우스의 가장 사랑받는 교향곡 중 하나인 2번 교향곡은 저와 악단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레퍼토리입니다. 서늘한 느낌이 주조를 이루는 시벨리우스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는 좀 더 따뜻한 기후와 환경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언제나 활기찬 반응을 보여주는 한국 관객들과 저희 악단이 서로 깊이 이해하고 알아가는 좋은 ‘통로’가 되어줄 거라 확신합니다.”
사라스테는 쾰른방송교향악단을 이끌면서 클래식만큼이나 훌륭한 현대음악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일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우리가 듣는 클래식 음악도 만들어진 당시에는 현대음악이었다”며 “무수한 현대음악 가운데 선택 받고 살아남은 곡이 클래식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클래식 무대에서 자주 연주되는 고전이나 낭만주의 음악들도 그 시대에는 무척이나 새로운 시도였지요. 이 때문에 당장은 생소할 수 있는 현대음악을 ‘미래의 고전 클래식’으로 만들기 위해 현대음악의 초연 무대에 특히나 심혈을 기울입니다. 클래식이 되려면 눈 앞의 관객부터 설득해야 하니까요.”
사라스테의 이번 내한 공연에는 독일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아라벨라 슈타인바허(37)가 협연자로 나선다. 런던 심포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시카고 심포니 등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업하며 세계 바이올린 신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그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사라스테는 “아라벨라와는 이미 몇 차례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며 “아주 깔끔한 사운드와 연주력이 일품인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라고 평가했다. 사진제공=빈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