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을 위한 일본 방문일에 맞춰 일본 신문에 이례적으로 글을 기고하며 중일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
리 총리는 8일자 아사히신문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중국과 일본은 정상적인 발전궤도로 돌아서는 교차점에 있다”며 “이번 방일로 양국관계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일 평화우호조약 40주년을 앞두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경제교류를 양국관계 정상화의 축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조치로는 “일본 금융기관 등에 위안화로 중국 본토 증권에 투자할 수 있는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RQFII)’ 자격을 주고 중일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을 지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국은 일본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을 문제 삼아 지금까지 일본에 RQFII 자격을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또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 교섭을 가속하겠다”며 방일 기간에 위생·의료과학·서비스산업·사회보장 분야의 협력을 골자로 하는 협정을 체결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리 총리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근대에 들어서 일본 군국주의가 일으킨 침략전쟁이 중국 민족에게 심각한 재난을 초래하고 일본 인민도 큰 해를 입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문은 “리 총리가 지난 2013년 취임 이후 일본 언론에 기고문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중일관계를 재설정하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고 전했다.
리 총리는 이날부터 사흘간 일본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중국 총리의 일본 공식방문은 8년 만이다. 일본은 지난 2007년 이후 중국 정상으로는 11년 만의 ‘공빈’을 맞아 최고의 예우를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