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해 쏟아지고 있는 각종 ‘갑질’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은 9일 장문의 공식 입장자료를 내고 최근 이 이사장과 관련해 보도된 갖가지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자료는 ▲그랜드하얏트인천 업무에 대한 부당한 개입 ▲평창동 자택 수리 관련 폭언·폭행 ▲제동목장과 파라다이스호텔 관련 ▲회사 경영 관여 등 4가지 사안의 18가지 의혹에 대한 해명으로 구성됐다.
한진그룹은 먼저 그랜드하얏트인천 호텔의 업무에 관여했다는 보도에 대해 “조양호 회장의 지시에 따라 컨설턴트 자격으로 호텔 정원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헬멧등만으로 야간 작업을 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이 이사장이 2층홀 연회장에 샹들리에를 포함한 모든 조명이 켜진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기본적인 등만 켜도록 지배인에게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며 “당시 모든 작업이 끝난 상태로 헬멧등을 켜고 작업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호텔 정원에서 ‘할머니’라고 불러 직원을 해고시켰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2000년 초 하얏트리젠시인천 호텔에서 모자를 쓰고 정원일을 직접 한 바 있었고 당시 직원이 ‘아주머니’라고 부르며 나가달라고 이야기하자 웃으면서 방으로 돌아간 적이 있었다”며 “해당 직원을 해고시킨 적은 없다”고 말했다.
호텔 식당에서 도를 넘치는 서비스를 요구했다는 보도는 “통상 VIP 방문시 호텔에서는 메뉴에 없는 특별 음식을 제공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당시에도 셰프가 직접 해당 메뉴를 제안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 “뷔페 식사시 직원들에게 음식을 가져오라고 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며, 이 이사장이 직접 음식을 가져다 먹었다”고 전했다.
뚝배기를 외국인 셰프에게 던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뚝배기는 한식에서 사용되며 이를 외국인 셰프가 만들 리 없다”며 “이같은 일로 조리사가 그만뒀다는 내용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한진그룹은 평창동 자택 수리 당시에 있었던 각종 갑질 의혹에 대해서도 대부분 부인하고 나섰다. 인부를 폭행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회사의 시설부 담당 직원에게 개인적으로 조언을 구했다”며 “회사 임직원이나, 외부 용역직원들에게 무릎을 꿇리거나 때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이 이사장이 오히려 평창동 자택 공사 인부들을 위해 사비로 플라자호텔 출장 뷔페도 대접했고 평소에도 간식과 음식을 수시로 챙겼다”고 전했다.
가정부가 1주일을 버티지 못하고 그만뒀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1주일만에 그만둔 가정부는 있었지만, 퇴직 사유는 자택에서 키우는 강아지 네 마리를 함께 돌보기 힘들었다는 것이었다”고 언급했으며 집안 청소 순서가 틀리면 폭언을 했다는 의혹도 “청소의 기본 상식은 창문을 열고 시작하는 것인데 그것을 안 지켜서 지적한 적이 있었지만, 폭언은 없었다”고 말했다.
해외 지점장 통해 회삿돈으로 물품을 구매하거나 억대 명품을 밀수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비서실을 통해 과일과 일부 생활필수품 등 구매를 해달라는 요청을 몇 번 한 적은 있었다”며 “다만, 모든 구매 금액은 직접 결제했으며 해외에서 지점장이 개인적으로 구매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비서실을 통해 해당 금액을 사후 정산했다”고 밝혔다.
일부 매체는 이 이사장이 백조(울음고니)를 밀수했고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직원들을 윽박질렀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계열사인 한국공항이 지난 2009년 전시 관람용으로 정상적인 수입 절차를 거쳐 백조 암수 한 쌍을 들여왔었다”며 “해당 백조는 야생동물보호법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야생동물이나 수출입 허가 대상 야생동물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백조를 관리하는 전담 직원은 따로 두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윽박지르거나 물통으로 머리를 치는 등 폭행했다는 보도는 말이 안 된다”며 “계열사 임원들 역시 본인의 업무가 아닌 백조와 관련해서는 어떤 보고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울레6코스를 자의적으로 막았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파라다이스 호텔 내 산책로 일부가 해안선 침식 등으로 인한 낙석과 노후된 시설로 시민과 방문객의 사고 발생 위험이 있었다”며 “안전조치의 일환으로 통제를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진그룹은 이와 함께 이 이사장이 대한항공을 포함한 회사 경영에 수시로 개입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이 친분이 있는 임직원에게 휴가를 줬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임직원의 휴가는 회사 규정에 따른 개인적 선택사항이므로 특정인이 휴가를 보내줬다는 주장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이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때 김밥을 제공한 직원을 승진시켰다는 의혹에는 “동남아 여행시 김밥을 요구한 적도 제공받은 적도 없었다”며 “김밥을 준 직원이 요직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내용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나섰다.
항공기 일등석 좌석에서 담요 등을 요구하며 폭언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항공기 좌석은 기본적으로 담요가 제공되기 때문에 담요를 요구하며 폭언을 할 일이 없다”며 “이 밖에 객실에서 물잔을 손으로 치거나 직원에 귀에 폭언을 했다는 내용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올해 초 항공기에서 커튼 문제로 승무원을 추궁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난기류 발생 당시 승무원은 절차에 따라 커튼을 걷었고 난기류가 끝난 후 승객이 화장실을 썼다”며 “당시 화장실 출입문이 보이니 커튼을 다시 닫아주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제언’은 했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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