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8’에서는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앞선 기술뿐 아니라 문화 전반의 변화를 일찌감치 체험하고 있는 금융계의 관심이 뜨거웠다. 이번 포럼의 기조 강연자로 나선 구글 자회사인 직쏘의 자레드 코헨 최고경영자(CEO)를 둘러싼 금융계 고위인사들은 조직혁신과 교육여건 마련에 대한 궁금증을 쏟아냈다.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4차 산업혁명 전문가로 알려진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블록체인이 암호화폐만을 지칭하지 않는 것처럼 4차 산업혁명은 그 자체로 다양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며 “이에 걸맞은 금융회사의 조직구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확인하고 싶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진희 씨티은행장은 “금융인에 대한 교육의 방점이 변해야 한다”며 “새로운 금융문화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 정보통신부 장관인 진대제 한국블록체인협회 회장은 인재육성뿐만 아니라 선발 방법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일부 참석자들은 10일 예정된 코헨 CEO의 특별강연도 듣고 싶다고 했다. 이들 인사는 산업 현장의 조직혁신이 수반돼야 창의융합형 인재를 육성할 수 있다는 점에 크게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개막 선언과 함께 시작된 오프닝 퍼포먼스는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온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허공에 떠 있는 듯한 3차원 홀로그램을 통해 입체적 공간을 형성한 무대에서 출연자들의 역동적인 연기와 함께 복합적인 혁신이 필요한 4차 산업혁명의 정신을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춤 추울 비슬무용단’의 공연 역시 한국 무용 본래의 전통 특색을 바탕으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며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개막식 오프닝 퍼포먼스에 참석자들이 1,000여명 가까이 몰려들어 신라호텔 행사장 뒤편에 추가로 급히 좌석을 마련해야 할 정도였다. 소프트웨어를 상징하는 빛이 하드웨어를 상징하는 회로도의 좌측과 우측을 타고 넘어가면서 폭발하자 관객들은 “와~”하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육성 방법을 논의하는 자리답게 이날 행사 현장에는 디지털 칠판, 코딩로봇 등 최신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교육제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장도 마련됐다. 개막 전부터 일찌감치 행사장을 찾은 참석자들은 전시관에 마련된 각종 기기를 직접 체험해보며 감탄을 자아내기 바빴다. 아날로그 감성과 최첨단 사용자경험(UX)이 접목된 신개념 회의 솔루션인 삼성전자의 디지털 철판 ‘플립’을 접한 참석자들은 연신 글을 썼다 지우는 과정을 반복하며 제품 기능에 대한 질문을 연거푸 쏟아냈다.
홍창민 애니모비 대표는 “끊김 현상이 전혀 없이 실제 칠판에 쓰는 느낌과 똑같고 동시에 여러 명이 써도 인식이 가능해 교육 현장이나 사무공간에서 활용하면 효과가 클 것 같다”며 “태블릿PC 등의 화면을 전자칠판에서 구현한 뒤 즉시 e메일로 공유도 가능해 번거로운 필기 작업을 단축시킨 점이 인상적”이라고 이용 소감을 전했다. SK텔레콤의 어린이 코딩교육 로봇 ‘알버트’는 학부모들의 남다른 관심을 받았다. 직진·좌우 등 움직임을 로봇에 사전 입력하자 각종 재활용품이 놓여 있는 패널을 로봇이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뒀다는 한 학부모는 “코딩 교육이 대세라고 하는데 학원비가 상당히 비싼 경우가 많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지 그동안 고민이 많았다”며 “앞으로 교육 현장에서 이런 체험형 코딩 수업을 아이들이 받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은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우리 교육 커리큘럼도 빨리 바뀌어야 한다”며 “서울포럼을 통해서 얻은 지혜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종호·박경훈·박진용 ·이주원·양지윤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