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서울포럼2018]"대학, 도태 안되려면 학생에 눈높이 맞추는 기업가 관점 가져라"

■세션3 주제강연

현장서 활용 가능한 능력 없다면 졸업장은 종이에 불과

학생이 원하는 커리큘럼 제공하는 대학만 살아남을 것

창조적 사고능력 키워주고 다양한 체험기회 제공해야

켄 로스 미네르바스쿨 아시아 총괄디렉터가 1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8’ 세 번째 세션에서 대학혁신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송은석기자켄 로스 미네르바스쿨 아시아 총괄디렉터가 1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8’ 세 번째 세션에서 대학혁신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송은석기자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것을 현실에 적용해보고 싶어 합니다.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줄 수 없다면 대학의 의미는 종이 한 장(졸업장)에 머물고 말 겁니다.”

10일 ‘서울포럼 2018’ 이틀째를 맞아 켄 로스 미네르바스쿨 아시아 총괄디렉터는 “교육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고민하는 근본 문제지만 가장 존경받는 교육기관조차 학생 요구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014년 설립된 온라인 대학 미네르바스쿨의 아시아 지역 운영을 맡고 있다. 로스 총괄디렉터는 ‘새로운 인재공급 체인 구축을 위한 대학 혁신’을 주제로 열린 이날 세 번째 세션에 연사로 나서 “대학이 사회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도태되지 않으려면 ‘기업가적 관점’에서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수요에 따라 경제활동을 하며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가처럼 대학도 철저하게 수요자인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교육 과정을 운영해야 한다는 얘기다. 로스 총괄디렉터는 “문제가 있다고 느끼면 달려들어 해결하는 사람들이 기업가”라며 “미래에는 학생들이 원하는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기업가적인 관점의 교육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대학과 미네르바스쿨 간의 가장 큰 차이점도 바로 ‘수요자 중심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로스 총괄책임자는 “미디어나 기업이 원하는 인재 조건은 복잡한 문제를 분석해 창의적인 해결 방안을 내고 효율적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네르바스쿨을 미래 대학 모델로 제시하며 차별화된 특징으로 △학습 내용 △학습 방식 △학습 장소 등 세 가지를 꼽았다. 특히 대학 입학생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능력, 즉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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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총괄디렉터는 “이 두 가지는 특정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다른 분야에 적용해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이에 맞춰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학생들을 4년간 꾸준히 훈련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 같은 능력을 기르는 대학들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현재의 수동적인 주입식 교육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스 총괄디렉터는 “어린아이들이 배우는 속도가 빠른 것은 호기심이 많아 능동적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호기심을 갖고 학습 내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네르바스쿨은 학생의 90%가 입학 1년 내에 공공기관과 기업 인턴십을 통해 학교에서 배운 것을 직접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미네르바스쿨은 한국 서울, 대만 타이베이, 인도 하이데라바드 등 아시아 3곳을 비롯해 전 세계 7개 도시에 학교 기숙사를 두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온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현지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인턴십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실무 경험을 쌓는다. 미네르바스쿨이 서울에 기숙사를 둔 이유는 교육 분야에서 한국이 가진 잠재력 때문이다. 그는 “인터넷이 안정되고 프로젝트에 참여할 만한 현지 기업과 정부기관이 많으며 재미있는 스토리가 많은 도시에 기숙사를 둔다”며 “서울은 왕조 지배에 이은 식민지 지배, 전쟁을 겪고도 고속 경제 성장을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글로벌 도시라는 점에서 기준에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기숙사에 있는 미네르바스쿨의 학생들은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했을까. 로스 총괄디렉터는 “지난 학기에 학생들이 네이버와 여행자 친화적인 모바일 앱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함께 했다”며 “앱을 개발해 실제로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소개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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