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수입맥주 4캔 5,000원...역차별에 우는 국산맥주

판관비·이윤까지 세금 매긴 국산

할인해도 수입산보다 비싸 불리

수입산은 세금 낮고 일부 무관세

편의점 매출 비중 50% 훌쩍 넘겨

세븐일레븐 '버지미스터' 판매 돌입

1115A19 수입맥주



수입 맥주의 인기가 지속 되는 가운데 주 판매처인 편의점에선 ‘4캔 5,000원’까지 가격을 내린 제품이 등장했다. 이미 대형 마트에서 캔당 990원에 팔리는 제품이 나왔고, 편의점에서도 ‘6캔 만원’ 묶음을 선보이는 등 가격 문턱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점점 심화 되는 수입 맥주 가격 파괴 현상에 국산 맥주와의 역차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10일 스페인 정통 필스너 ‘버지미스터(500㎖)’를 출시하며 4캔을 묶어서 5,0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스페인 최대 맥주 제조사 ‘담(Damm)’ 그룹의 제품이다.

편의점에서 수입 맥주를 4캔에 5,000원에 판매하는 것은 세븐일레븐이 처음이다. 매우 파격적인 마케팅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버지미스터의 가격 책정은 일회성 할인이 아니며, 적어도 이 제품에 대해서는 현재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게 세븐일레븐 측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이 제품은 제조 과정에서 알긴산을 넣었기 때문에 국내 주세법상 기타주류로 분류돼 일반 맥주보다 세율이 낮은 점도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며 “해외에서는 알긴산을 넣어도 일반 맥주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수입 맥주는 ‘4캔 만원’을 앞세워 무섭게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수입 맥주의 주 판매처인 편의점에서 전체 맥주 매출에서 수입 맥주 비중은 지난해 절반을 넘어섰다. 국산 맥주보다 훨씬 잘 팔렸다는 얘기다. 씨유(CU)·GS25·세븐일레븐 등 주요 3대 편의점의 수입 맥주 매출 비중은 지난해 각각 56.7%, 55%, 52.9%를 나타냈다. 올해도 1~4월까지의 매출 비중을 집계하면 모두 수입 맥주가 5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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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지난해 맥주의 수입액은 약 2억 5,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며 “다양한 국가의 맥주를 맛보려는 수요와 편의점의 ‘4캔 만원’ 마케팅이 합리적 소비코드와 맞아 떨어지며 붐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산 맥주와의 역차별이다. 주세법상 제품에 부과되는 세금이 수입 맥주보다 높아 할인행사를 해도 수입 맥주보다 비쌀 수밖에 없는 탓이다. 수입 맥주에 세금을 매길 때는 수입신고가격에 관세를 더하고, 72%의 세율을 곱하면 된다. 신고가에는 판매관리비와 판매이윤이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국산맥주에 세금을 매길 때는 출고가에 세율을 곱한다. 출고가에는 원재료 구매비용, 제조비용, 판매관리비, 판매이윤이 다 포함된다. 판관비와 이윤이 들어간 만큼 세금이 늘어나는 셈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와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산 맥주는 올해부터 관세가 없고, 유럽 산도 7월부터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그만큼 추가로 가격을 내릴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류는 출고가 이하로 할인판매를 할 수 없어 경쟁에 불리한 측면이 있다”며 “국산 맥주와의 역차별 문제는 조속히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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