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영국 자산운용사 “남북통일 비용 10년간 2,167조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달 27일 오후 판문점에서 도보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판문점=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달 27일 오후 판문점에서 도보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판문점=연합뉴스



남북통일 과정에 향후 10년간 2,167조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0일 파이낸셜타임즈(FT)와 블룸버그 통신 등은 영국의 자산운용사 유리존SLJ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과거 독일 통일 과정을 참고로 작성됐다. 이 보고서는 독일 통일 당시에 서독에서 동독으로 들어간 자금이 현재의 환율 기준으로 총 1조7,000억 유로(미화 약 2조 달러)에 달했다는 것을 기준으로 남북통일 비용을 추정했다. 이는 서독의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62%, 유럽연합(EU)의 명목 GDP 대비 8%를 차지하는 액수다.

유리존은 동서독과 남북한의 차이도 비교했다. 그러면서 서독과 동독의 인구 비율은 4대1 이었지만 남북한의 인구는 2대1이어서 인구 격차는 큰 문제가 안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에 동독보다 훨씬 낙후된 북한 경제를 끌어올리려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유리존은 남북통일 비용이 “어림짐작”일 뿐이라고 전제하면서 통일 비용을 분담하는 단순한 옵션도 제시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한국이 향후 10년간 통일 비용을 5천억 달러씩 고루 분담하는 것이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5,000억 달러는 각국의 현재 GDP에서 각각 2.4%, 3.5%, 9.7%, 29.5%에 해당하고 향후 10년간의 예상 GDP와 대비하면 불과 1.7%, 1.6%, 7.3%, 18.3%에 해당하는 것이며 이 정도의 가격표는 4개국에는 적절한 수준으로 보인다는 것이 유리존의 주장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스티븐 젠과 조애너 프라이어는 “북한이 비핵화를 이뤄도 상시적 저개발상태에 있다면 지속적 평화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비핵화에는 북한이 경제적 자립을 보장할 가격표가 붙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리존은 남북통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낮아지는 긍정적 측면도 아울러 언급하면서 미국 국채와 일본 국채, 엔화와 같은 안전 자산에는 부정적이겠지만 한국 주식 시장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현섭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