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내가 성신여대 이끌 적임자"...총장 직선제에 캠퍼스 떠들썩

인품 강조 동영상 등 '자기PR'

토론회선 공약 놓고 공방 치열

총장 후보자 토론회가 열린 지난 10일 성신여대 학생과 교수들이 수정관 강당에서 후보들의 답변을 듣고 있다. /신다은기자총장 후보자 토론회가 열린 지난 10일 성신여대 학생과 교수들이 수정관 강당에서 후보들의 답변을 듣고 있다. /신다은기자



“지금 답변 시간이 초과된 것은 제 탓이 아니라 다른 후보님 탓이거든요. 계산 다시 해주세요.”

일과시간을 훌쩍 넘긴 지난 10일 오후6시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수정관 420호 강당. 주도권 토론을 벌이던 총장 후보 한 명이 손을 번쩍 들고 이의를 제기했다. 시간 초과가 자신 탓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사회자가 “그래도 주도권자가 시간을 통제해야 한다”고 맞받자 청중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강당을 가득 채운 70여명의 학생들은 공약을 수첩에 받아 적거나 서로 귓속말을 나누며 후보 검증에 열을 올렸다.


오는 30일 이화여대에 이어 두 번째로 총장직선제를 실시하는 성신여대는 투표를 보름 앞두고 후보들의 ‘자기 PR’로 들뜬 분위기였다. 과거 교수들끼리 조용히 치렀던 총장 선거와 달리 이번 후보들은 직접 발로 뛰며 유권자 확보에 나섰다. 캠퍼스 곳곳에 홍보 포스터가 붙었고 후보들은 자신의 공약과 평소 인품을 강조하는 동영상을 소개하며 “내가 제일 적합한 총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도 후보로 나선 교수 3명은 남녀공학 전환, 학내 성폭력 방지, 기숙사 건축 등 현안에 대해 주어진 3분이 모자랄세라 답변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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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선거 운동으로 떠들썩해진 캠퍼스가 낯설면서도 반갑다고 입을 모았다. 법과대학 소속 신은지(21)씨는 “올 초부터 총장직선제 논의로 학교가 떠들썩했기 때문에 이번 후보들에게도 관심이 쏠렸다”며 “직접 토론을 들어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좋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의류학과 박효진(22)씨도 “심화진 총장의 교비 횡령 사태 후 처음으로 총장 선거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우리 손으로 제대로 뽑겠다는 다짐으로 토론회에 왔다”고 말했다.

전국 주요 사립대 가운데 총장추천위가 아닌 학생·교직원·교수가 총장을 직접 뽑는 대학은 이화여대와 성신여대 두 곳뿐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30일 과반수의 표를 받은 후보자를 이사회에 추천하며 아무도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31일 결선투표를 열어 1·2위를 추린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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