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5월 22일)을 열흘 앞둔 12일 오후 형형색색 연등이 서울 도심을 밝혔다.
오전부터 비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웅장하고 화려한 등 10만 개 행렬이 장관을 연출했다.
올해는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에서 북한 문헌을 토대로 재현한 북한등 19점이 행렬 선두에 서서 눈길을 끌었다.
또한 모든 참가자의 등에는 한반도 화합을 바라는 기원지가 달렸다.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주악비천등도 등장했다. 주악비천은 옛 벽화와 범종 등에 등장하는 상상의 인물로, 하늘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천녀를 말한다.
이날 오후 7시 동대문에서 출발한 행렬은 종로를 거쳐 조계사까지 이어졌다.
외국 단체들도 각국 상징을 앞세워 행렬에 동참했다.
연등회 참가를 위해 대만 어린이 행렬단이 내한했으며, 예약한 외국인 2천여 명도 등을 들고 함께 걸었다.
연등 행렬에 앞서 이날 오후 5시 30분 동국대 대운동장에서는 연등법회가 열렸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개회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오래 닫혀있던 민족 간의 빗장이 풀리고 북미정상회담으로 우리가 그리던 평화의 봄이 전 세계로 펼쳐지고 있다”며 “온갖 이념과 편견이 만들어낸 장벽을 허물고 두루두루 행복한 대한민국을 건설할 주인공은 바로 우리 민족 모두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부처님을 믿듯 나 자신이 부처임을 믿고 본래의 청정심을 회복해 마음을 다하여 살아간다면 누구를 만나더라도 보살이요 어디를 가도 불국토일 것”이라며 “우리가 들고 있는 이 밝은 연등으로 온 세상을 환하게 밝히자”고 말했다.
연등 행렬은 11∼13일 서울 조계사와 종로 일대에서 열리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의 하이라이트다.
13일에는 인사동과 종로 일대에서 다시 한 번 연등 행렬이 펼쳐진다. 조계사 우정국로 일대에서는 전통문화마당과 공연마당, 연등놀이 등이 진행된다.
22일까지는 조계사 옆 우정공원, 삼성동 봉은사, 청계천 등지에서 전통등 전시회가 이어진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