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사회초년생 재테크 도장깨기] 환율로 돈 버는 ‘환테크’… 자신 있다면 ETF까지

ETF, 위험성 높아 사회초년생에겐 이른 감 있어

대신 외화통장 만들어 내 자산의 외화 비율 높여

향후 기회·리스크에 바로 대응하는 게 현명

/연합뉴스/연합뉴스



여행을 위해 환전을 하려면 가장 먼저 보는 건 환율이다. 최근 ‘엔저 현상’으로 엔화가 저렴해 일본 여행이 예전에 비해 부담스럽지 않다는 사람들도 봤을 것이다.

엔화가 저렴해지면 반대로 우리 원화는 상대적으로 비싸진다. 예를 들어 원래는 1,000원으로 100엔을 살 수 있었는데, 이제는 엔화 가치가 떨어져 1,000원으로 110엔을 살 수 있는 것이다. 환율은 즉 통화를 교환하는 비율을 말한다.


이러한 환율의 개념은 여행에 필요한 환전뿐 아니라 재테크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른바 ‘환테크’다.

환테크는 환율을 이용해 돈을 버는 재테크로, 외화를 싸게 사서 나중에 비싸게 팔아 ‘환차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지금 사놓은 100엔이 언젠가 110엔으로 가격이 뛰어 팔면 10엔의 환차익이 남는다. 그렇다면 엔, 달러, 위안, 유로 등 외화는 왜 저렴했다가 비싸지고, 또는 비쌌다가 저렴해질까.

◇달러강세라고 무조건 돈 번다는 말은 ‘거짓’

돈의 가치가 움직이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가 ‘금리’다.

금리는 다른 말로 돈을 구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소비자는 은행에 대출금리를 내며 돈을 빌리고, 반대로 은행은 예금금리를 주고 소비자에게 돈을 빌리는 셈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금리도 덩달아 오른다. 이렇게 되면 예금금리가 높아져 소비자는 돈을 통장에 묶어둔다. 또 대출금리가 높아져 돈을 빌리길 꺼린다. 시중에 돈이 안 풀리니 그만큼 돈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이토록 돈의 공급은 적지만 수요는 높아 당연히 돈의 가격은 오른다.

환테크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이러한 금리의 움직임을 알고 있어야 한다.

대표적으로 미국 달러를 보자면, 지난해부터 미국은 기준금리 인상에 들어갔고 올해는 네 번 정도 추가로 금리를 올리겠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따라 달러 가치가 지금보다 높아질 수 있으니 달러를 빨리 사놓으면 환차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금리를 인상한다고만 해서 통화가치가 높아지는 건 아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모두가 환테크로 부자가 될 수 있지만, 아쉽게도 통화가치는 시장 상황에 따른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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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주의 무역을 강조하거나 최근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하는 등 시장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달러도 그에 따라 움직인다. 이외에도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에서도 달러 대비 원화가치를 적절히 보호하기 위해 역할을 한다”면서 “특히 우리나라도 금리인상기에 접어들어 원화가치도 올라갔기 때문에 외화를 사서 큰 차익을 낸다고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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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통장은 기본, 욕심낸다면 ETF로 수익률 높이기

이같이 환테크는 복잡할 수 있지만 일반 소비자가 은행에서 ‘외화 예금통장’을 만들어 환테크에 접근하는 건 어렵지 않다. 외화 예금통장은 예금주가 원화를 입금하면 입금하는 시기의 환율에 따라 외화로 전환된다. 만약 원화를 넣어 외화통장에 달러를 갖고 있다가 달러가치가 나중에 오르면 그만큼 늘어난 돈을 원화로 돌려받을 수 있다. 환차익에 15.4%의 세금도 붙지 않으니 잘만 하면 목돈 마련에 좋다. 누구나 소액으로도 만들 수 있고 여행 후 남은 달러 등을 보관하는 데도 유용하다.

다만 이 예금상품은 금리가 0%대이니 환테크를 안 할 거면 만들 이유가 없다. 달러 약세로 환차손을 볼 경우 원금 보장이 되지 않으며 해지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야 하므로 이른바 ‘환전수수료’도 감안해야 한다.

KB국민은행은 ‘KB글로벌 외화투자통장’과 ‘KB모바일 외화예금’, 우리은행은 모바일 전용 외화통장 ‘위비 외화클립’, KEB하나은행은 ‘KEB하나은행외화입출금통장’, 신한은행은 ‘외화 체인지업 예금’ 등이 있다. 은행마다 환차익에 대해 적용되는 수수료율도 다르니 본인 거래은행의 상품들을 알아놓으면 좋다. 또 모바일 통장인 만큼 실시간으로 환율을 확인해 간편하게 환테크를 할 수 있다.

한편 일반적인 외화통장으로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만 챙길 수 있지만, 그 수익률을 높이려면 펀드도 선택할 수 있다. 바로 ‘달러 상장지수펀드’(ETF)라는 펀드인데, 달러를 주식처럼 투자할 수 있게 만든 금융투자 상품이다. 즉 달러를 주식처럼 취급해 달러가치가 오르면 수익을 얻고, 반대로 달러가치가 내려가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달러선물 ETF라고 한다. ‘선물’은 주식이 미래에 상승할지 하락할지를 두고 ‘베팅’을 하는 투자 방식으로, 달러선물 ETF는 달러가치의 향후 등락을 예상해 베팅을 거는 식이다.

달러가치가 오르면 수익을 내는 상품은 레버리지ETF라고 부른다. 그리고 달러가치가 내려가면 수익을 내는 상품은 인버스ETF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금리인상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달러가 약세인 만큼 레버리지ETF보다는 인버스 ETF가 수익률이 더 좋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회초년생에게 달러선물 ETF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미래를 예측해야 하는 선물 상품이라 환차익도 크게 받아갈 수 있지만 반대로 환차손도 크기 때문이다.

한편 달러선물 ETF보다 더 위험한 것은 ‘F/X 마진거래’다. 이는 레버리지가 60배 정도까지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100만원을 투자해서 성공하면 6,000만원을 벌어갈 수 있지만 반대로 6,000만원을 토해내야 하는 상황도 올 수 있다. 그러니 웬만하면 F/X 마진거래는 사회초년생은 피하는 게 좋다.

김현섭 국민은행 스타자문단 팀장은 “달러가 요즘 1,050원에서 1,080원을 오가고 있는데 환율대가 가장 낮은 때”라면서 “다만 전문가들이 많은 리포트를 내고 있지만 환율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확답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사회초년생은 본인이 생각할 때 환율이 떨어졌다 싶으면 조금씩 사서 ETF를 들어가는 것보다 외화통장에 넣어놓는 게 안전하다”면서 “갑작스럽게 리스크가 발생해 달러가치가 급등하면 그때 높은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환테크를 통해 원달러 환율에 관심 갖고 외화통장에 달러를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으면 미래에 기회와 리스크 관리에 좋은 대비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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