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 핫IPO]대오일뱅크 두번째 도전..."포트폴리오 강점, 이번엔 성공"

'하반기 최대어' 내달 상장작업

SK루브리컨츠 상장 실패에

"자금 몰릴 것" 전망 나와

정제마진 호황에 실적도 개선

"주관사와 소통이 성공 열쇠"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모습. 총 378만4,155㎡(114만6,713평) 규모로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6,700억원을 투입해 정유설비와 고도화설비를 증설, 정제 능력 및 처리 능력을 키워 효율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모습. 총 378만4,155㎡(114만6,713평) 규모로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6,700억원을 투입해 정유설비와 고도화설비를 증설, 정제 능력 및 처리 능력을 키워 효율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주목받는 현대오일뱅크가 다음 달 본격 상장 작업에 돌입한다. 지난달 같은 정유업종의 유망주 SK루브리컨츠가 예상을 깨고 상장에 실패하면서 오히려 현대오일뱅크로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가 주관사들과 시장 상황에 대해 얼마나 원활하게 소통할지가 상장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다음 달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추석 연휴를 전후해 코스피 시장 안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지난달 중순 지주사 부회장 취임 후 첫 간담회에서 “현대오일뱅크는 9~10월께 상장될 것으로 본다”며 상장 시기를 예고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앞서 상장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를, 공동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신한금융투자·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BOA메릴린치를 선정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고배를 마신 SK루브리컨츠와 공통점이 많다. 상장 시장에 드문 ‘조 단위’ 대어인데다 정유와 윤활기유라는 사업 연관성, 과거 상장 실패를 경험했다는 점도 같다.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 최대 2조원 규모의 IPO 최대어로 꼽혔지만, 원유 가격 급락과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등 시황 악화로 상장을 철회할 수 밖에 없었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 금융비용을 포함, 주당 2만원 안팎에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매입했는데, 당시 실적으로는 주당 2만원 이상의 공모가를 받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SK루브리컨츠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기대보다 저조한 결과를 받아들고 상장에 실패했지만, 현대오일뱅크는 예정대로 상장 절차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윤활기유에 올인한 SK루브리컨츠와 달리 다양한 정유 포트폴리오가 강점이다. 합작투자를 통해 석유화학(현대코스모, 현대케미칼), 윤활기유(현대쉘베이스오일), 유류보관(현대오일터미널)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OCI와의 화학 합작공장 현대OCI가 상업생산에 돌입해 비정유 중심의 도약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시장의 관심은 현대오일뱅크의 신주 발행이다. 최근 신사업 추진을 밝힌 만큼 현재로써는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케미칼을 통해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원유찌꺼기인 중질유분을 원료로 하는 올레핀, 폴리올레핀을 생산하는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를 짓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현대케미칼은 지난 2014년 5월 총 자본금 4.800억원이 투입돼 설립된 곳이다. 당시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6대 4 비율로 출자를 했다. 현대케미칼은 회사 자체 자금과 현대오일뱅크·롯데케미칼의 추가 출자를 통해 확보하게 될 자금을 더해 새 HPC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사의 추가 출자 규모는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제마진이 호황인 점도 정유 부문 매출이 80%에 달하는 현대오일뱅크의 매력으로 꼽힌다. 정유사의 업황 지표로 활용되는 싱가포르정제마진은 지난 1·4분기 배럴당 7달러까지 올랐다. 지난해의 6.4달러보다 10% 이상 개선된 수치다. 현대오일뱅크의 정유 부문 영업익은 지난해 8,490억원에서 올해는 1조3,530억원으로 1.5배 이상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최근 실적 개선세도 상장 적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6조 3,762억원, 1조 2,605억원으로 전년대비 30%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7.7%로 정유 4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은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그룹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다. 반드시 상장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상장 가치는 10조원 안팎이다. 장외거래가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장외 시세는 4만원을 넘겨 시가총액만 10조원에 달한다. 다만 올해 1·4분기 들어 유가상승과 제품 마진 둔화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1.6% 줄어든 점, SK이노베이션 등 정유업 주가가 약세인 점 등은 부담이다. 한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나 현대오일뱅크 등 대기업들은 상장 진행 시 의견이 강해 주관사의 조언이 잘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SK루브리컨츠 사태로 시장 상황에 대한 소통의 중요성이 부각된 만큼 과도한 고평가 과정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