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더블보기쯤이야 뒷심의 여왕 '힘'주연

NH투자증권 챔피언십 최종

인주연, '와이어투와이어'로 첫승

1, 3번홀 보기, 버디 2개로 만회

동부건설 골프단 창단 두달만 경사

인주연이 13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어릴 적 육상과 태권도를 꽤 오래 한 그는 체력이 좋아 별명이 ‘힘주연’이란다. /사진제공=KLPGA인주연이 13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어릴 적 육상과 태권도를 꽤 오래 한 그는 체력이 좋아 별명이 ‘힘주연’이란다. /사진제공=KLPGA




2차 연장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3m 버디 퍼트. /사진제공=KLPGA2차 연장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3m 버디 퍼트. /사진제공=KLPGA


첫 이틀간 내리 선두를 달린 인주연(21·동부건설). 하지만 역전패를 당해도 이상하지 않아 보였다. 우승 경험이 없는 신예였고 마지막 라운드 초반 세 홀에서 보기 2개를 범했다.

그러나 2차 연장까지 치른 혈투 끝에 1억4,000만원의 우승상금을 거머쥔 주인공은 결국 인주연이었다. 사흘 내내 선두를 지킨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그린 사방을 겹겹이 둘러싼 구름 갤러리 앞에서 그는 당당히 3m 버디 퍼트를 넣고는 펑펑 울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인주연은 13일 경기 용인의 수원CC(파72)에서 끝난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3라운드 합계 9언더파를 적은 뒤 김소이와의 연장에서 승리했다. 정규투어 59번째 대회 출전 만의 첫 승이다. 동부건설은 골프단을 창단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우승자를 배출하는 경사를 맞았다. 박주영·지한솔 등 5명이 동부건설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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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인주연은 지난해 자발적으로 2부투어인 드림투어를 병행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주말에는 정규투어, 주중에는 2부투어를 뛰며 부지런히 상금을 모았다. 고된 일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한 선택이었다. 정규투어 못지않은 우승상금(1억원)이 걸린 2부투어 호반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기 때문이다. 정규투어 시드를 잃을 처지였지만 2부투어 상금 2위 자격으로 시드를 유지했다. 올 시즌은 정규투어에만 전념하고 있는데 상금 55위에 처져있다가 8번째 대회 만에 덜컥 우승하며 단숨에 4위로 껑충 뛰었다. 시드 걱정도 날려버렸다. 올 시즌 드라이버 샷 평균 260야드(전체 10위)를 자랑하는 장타자인 인주연은 이번에 우승 경험마저 등에 업으면서 스타 플레이어로 떠오를 발판을 마련했다.

2위 그룹에 2타 앞선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인주연은 1·3번홀 보기로 미끄럼을 탔다. 이후 버디 2개로 만회했지만 9번홀(파4)에서 3퍼트로 더블보기를 저질렀다. 여기서 끝난 것 같았다. 상금 1·2위 장하나·최혜진 등 강자들의 기세가 워낙 맹렬했다. 인주연은 그러나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11번홀(파5) 버디로 희망을 살려낸 뒤 17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기어이 단독 선두를 탈환했다. 왼쪽으로 휘는 7m 퍼트를 넣어버렸다. 같은 조 김소이가 마지막 18번홀(파4) 버디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지만 첫 홀을 파로 비긴 뒤 역시 18번홀에서 진행된 2차 연장에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인주연은 “너무 떨리고 긴장됐지만 야디지북에 적어놓은 ‘긴장하지 말자’는 글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골프 입문 전에는 육상과 태권도를 했는데 힘이 좋아 별명이 ‘힘주연’이란다. “연습 라운드 나가려면 그린피랑 카트비 걱정부터 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돌아볼 정도로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았는데 최경주재단 장학생으로 뽑혀 골프를 계속할 수 있었다. 2014년에 데뷔한 김소이는 첫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장타자 김아림이 버디 8개로 8언더파를 몰아쳐 최종 8언더파 3위에 오른 가운데 신인왕 포인트 1·2위 최혜진과 한진선은 나란히 7언더파 공동 4위로 마쳤다. 시즌 2승의 장하나는 잘 따라가다가 15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는 바람에 7언더파 공동 4위에 만족해야 했다.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김해림은 1언더파 공동 34위에 그쳤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멤버 이미림과 김효주는 각각 3언더파 공동 24위, 2오버파 공동 55위의 성적을 남겼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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