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근로시간 단축 시행은 해외로 나가라는 신호"

모바일 부품제조 중기인 작심 발언

1415A03 국내 업체 해외 이전 사례1415A03 국내 업체 해외 이전 사례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 시행에 나서면서 중소기업인들에게 ‘해외로 나가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는 신호를 명확하게 줬습니다. 경기 악화로 갈수록 마진율이 추락하는 가운데 노동환경까지 어려워지면서 중소기업들로서는 해외 이전밖에는 돌파구가 없는 실정입니다.”


부품제조업체 K사는 20년 가까이 모바일·카메라용 렌즈모듈을 개발해온 강소기업이다. 이노비즈·벤처기업·강소기업 인증 등 우수 중소기업이 받을 수 있는 인증도 모두 받았다. 하지만 지난 2010년부터 생산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베트남에서도 하이테크 인증을 받고 기술센터를 설립하는 등 현지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익명을 요구한 이모 대표는 1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에는 베트남을 단순한 제품 양산 기지로만 활용하는 게 아니라 또 하나의 개발조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국내 경영환경이 베트남의 절반만큼만 됐어도 해외 이전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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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나라가 부품제조업을 운영하기에 어려운 환경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선진국처럼 임금은 높아지면서 투입비용은 늘어나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해지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부품제조업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부품제조업은 365일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 하고 고객사 요청에 따라 생산량을 맞춰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한국의 노동환경과는 전혀 맞지 않다”면서 “선진국 중 부품제조업을 하는 곳을 찾기 어려운 것도 이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 산업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산업만 국내에 남기고 노동집약적 사업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하지만 급격한 환경 변화는 그나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부품제조업까지 위태롭게 만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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