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자산도 마음대로 못 파는 조선사

대우조선 옥포 업무단지 매각 연기

삼성重 '삼성호텔'도 관심 못 끌어

경남 거제 옥포동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의 복합업무단지.경남 거제 옥포동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의 복합업무단지.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사들이 부동산 자산 매각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비핵심자산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지만 조선업 침체로 조선사들이 소유한 부동산 가치가 크게 하락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3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최근 거제 옥림·옥포단지 사원 숙소와 옥포동에 위치한 연면적 9만㎡ 규모의 복합업무단지 등 거제 지역에 위치한 부동산 매각을 내년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애초 거제도 부동산을 전부 매각해 총 4,000억원 상당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지역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산 매각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온비드 시스템을 통해 옥림·옥포 사원 숙소 매각을 추진했으나 기대한 가격에 못 미쳐 유찰한 바 있다. 거제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조선업 경기가 악화해 부동산 시장에도 한파가 분 것이 유찰의 이유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5.2% 상승했지만 거제가 위치한 경남은 5.3% 하락해 전국 주요 시도 중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거제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조선업 경기 악화로 부동산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며 “현재 부동산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매각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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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010140)도 자구안에 따라 올해 매각 계획을 잡은 거제 삼성호텔과 판교 테크노밸리 사옥 등의 부동산 처리를 두고 고민이 깊다. 삼성호텔의 경우 거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와중에 매물로 나와 매수 희망자들이 가격을 계속 낮추려고 하고 있고 판교 사옥의 경우 용도가 제한돼 있는데다 단지 내에서 다소 외진 곳이라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테크노밸리에 위치하다 보니 정보기술(IT)·생명공학(BT)·나노기술(NT)·문화콘텐츠(CT) 업종이나 연구개발(R&D)센터만 입주가 가능하다”며 “이 같은 제약 때문에 아직 관심을 보이는 곳이 없어 구체적인 매각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중공업(009540)과 삼성중공업은 1·4분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정부의 공적자금이 대거 투입된 대우조선행양만 겨우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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