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원유 ETF·펀드 '고공비행'

유가 상승세 지속 전망 따라

'TIGER 원유선물' 3년만에 최고가

"상승폭 제한...투자 신중" 지적도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원유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자들도 3년여 만의 고수익을 만끽하고 있다. 배럴당 100달러의 전망치까지 제시됐지만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에 신규 투자에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ETF인 ‘TIGER 원유선물 Enhanced(H)’는 5,200까지 올라 지난 2015년 7월 이후 3년여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상장지수증권(ETN)으로 WTI 상승분의 2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도 지난 11일 장중 한때 2만4,395원까지 오르며 지난해 7월 상장한 이후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530031)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하루 거래량이 수천 주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30만~60만주까지 치솟았다.

원유 가격 상승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가격은 지난 10일 배럴당 71.36달러까지 오르면서 3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미국이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하면서 재차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에 나서는 등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된 탓이다. 미국이 이란 경제를 압박했던 지난 2012~2015년 사이 WTI 가격은 배럴당 85달러에서 107달러대까지 급등했다.




과거 경험에 따라 주요 기관·금융사에선 잇따라 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8일 보고서에서 올해 WTI 평균 가격을 배럴당 65.58달러로 제시했다. 전월 대비 6.21달러나 올려잡은 수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도 현재 77달러 수준인 브렌트유 가격이 내년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관측했다.


공급 감소뿐만 아니라 수요 증가까지 겹쳤다. 전세계적인 경기 개선세가 원유 수요 증가로 이어지면서 유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분석이다. 문다솔 흥국증권 연구원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조사를 인용, “최근 공급 측면의 우려가 유가를 빠르게 올리고 있지만 통상 유가 상승은 경기 개선세를 방증한다”며 “수요 측 요인도 내재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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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일반 원유 펀드도 강세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삼성WTI 원유특별자산’ 펀드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8.88%(8일 기준), 1년 수익률은 38%까지 상승했다. 3년, 5년 수익률이 여전히 -30%대, -53%대를 기록 중이지만 오랜만에 반등의 기미가 나타났다.

다만 유가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제시된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제재가 유가를 지속적으로 끌어 올릴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핵협정 참여국인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이 여전히 협정을 이행할 것으로 밝혔기 때문에 미국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도 “이란 핵협정 파기에 대한 우려는 이미 국제유가에 반영됐다고 본다”며 “중국과 인도, 유럽이 이란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기로는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원유 관련 상품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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