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가 오는 2025년까지450억달러(약 48조원)를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정유·화학단지 신설·확장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술탄 알 자베르 아랍에미리트(UAE) 국무장관 겸 ADNOC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서 열린 투자포럼에서 “우리는 2025년까지 세계 최대의 정유·석유화학 시설을 만들 것”이라며 “국제적 협력사와 함께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ADNOC가 공개한 구상은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150마일 떨어진 루와이스 지역 일대에 대규모 석유·화학공장 지대를 조성하는 것이다. ADNOC는 시설이 예정대로 완공되면 UAE의 정제 용량이 현재 하루 평균 92만2,000배럴에서 150만배럴로 65%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UAE 정부는 루와이스 시설 확충사업으로 2025년까지 새로운 일자리 1만5,000개가 창출되고 매년 국내총생산(GDP)을 1%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제시설에 수십조 투자 왜?
계속된 저유가에 경제 타격
고부가가치 모델발굴 절실
원유생산보다 마진율도 높아
ADNOC가 거액의 투자금을 들여 정제 분야 시설 확충에 나선 것은 지난 3년간 저유가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경험한 UAE가 원유 생산 외에 고부가가치 사업모델을 만들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DNOC의 정제시설 확충은 유가 하락 시 산유국인 UAE에 버퍼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제시설과 화학공장은 원유와의 가격 갭이 클수록 높은 수익을 낸다”고 설명했다. 정제 마진율도 원유 생산보다는 높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도 최근까지 하루 평균 정제 규모를 기존의 3배인 540만배럴까지 끌어올렸으며 쿠웨이트 역시 소규모지만 석유 정제시설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WSJ는 또 노후 정제시설을 신규 교체해 원유 수요가 많은 아시아에 제품을 원활하게 공급하겠다는 이유도 이 같은 투자에 한몫을 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중동 오일머니가 저유가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며 아람코와 더불어 ADNOC도 자국 내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 마련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