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키오스크 전성시대] 최저임금 인상운동 도화선 된 맥도날드, 무인화 확대→일자리 감소

■미국 사례 보니

무인 매장 아마존고는 '일자리 충격' 상징으로




미국에서 키오스크 시장이 확대되는 것은 노동계의 임금 인상 요구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미국 내 최저임금 인상 운동의 도화선이 됐던 지난 2013년 12월 뉴욕 맥도날드 종사자 200여명의 시위도 맥도날드가 미국 내 1만4,000개 매장의 키오스크 도입 추진계획을 밝힌 것이 계기였다. 이들의 요구는 당시 최저시급의 두 배인 시간당 15달러였다. 결국 무인화 추진계획→임금 인상 요구→다시 기업의 무인화 확대→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최저시급은 연방정부의 가이드라인과 개별 시·군 등 자치단체와 기업별로 결정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시애틀을 비롯한 18개 주, 19개 도시가 1월에 최저임금을 올렸으며 시카고를 비롯한 3개 주, 18개 시·군도 연내에 현행 최저임금을 올릴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은 연내에 최저시급이 15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전역에서 약 150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월마트는 최저시급을 10달러에서 11달러로, 유력 금융기관인 웰스파고는 13.50달러에서 15달러로 최근 각각 인상했다.


그럼에도 연방정부가 정하는 최저임금은 2009년 이래 9년째 시급 7.25달러다. 미국 경제가 실업률 감소 등 전반적인 호조를 보이는데다 노조의 줄기찬 임금 인상 압박 때문에 오는 2022~2025년까지 미국 전체의 평균 최저시급이 15달러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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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인상 압력이 커지면서 인건비 절감을 위한 기업의 무인화도 다방면으로 추진되고 있다. 2016년 12월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미국 시애틀에 연 무인 식료품 매장인 ‘아마존고’는 미국 사회 전반에 여러 충격을 줬다. 아마존고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첨단형 키오스크를 도입해 계산대와 계산원(캐셔)을 없애 고객 편의성을 높이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 하지만 계산원 등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실제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 슈퍼마켓의 계산원은 100만명, 미국 전체 유통 산업에 종사하는 계산원 수는 340만명에 달했다. 그래서 아마존고는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일자리 충격’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주목할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키오스크가 단지 비용절감 수단 이상의 의미도 갖는 점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맥도날드·타코벨·칠리스 등이 키오스크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도입한 경우 계산대에 직원을 두는 전통적인 방법과 비교해 매출이 소폭 증가하는 효과를 얻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이점도 갖추고 있어 터치스크린 방식의 대화형 키오스크 시장의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회사 마켓샌드마켓에 따르면 세계 대화형 키오스크 시장은 2015년 473억달러에서 2020년 734억달러로 연평균 9.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회사인 bbc리서치는 2021년 835억달러로 연평균 8.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금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현재 은행 자동입출금기(ATM)가 다수인 키오스크 시장에서 패스트푸드, 유통 분야의 비중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온종훈 선임기자

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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