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의 주가가 거래재개 이후 처음 장중 5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시장의 큰 관심을 끌었던 ‘액면분할 효과’ 역시 단 며칠 만에 사그라진 모양새다.
14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00원(2.34%) 내린 5만1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만원선을 간신히 지켜냈다. 장중 4만9,9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날 종가는 액면분할 이후 기준가인 5만3,000원보다 5% 이상 빠진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액면분할 이후 삼성전자 주가 하락의 원인을 수급에서 찾는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공매도량이 260만주까지 치솟아 삼성전자 매매 전체의 2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기현상을 보였다. 그만큼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외인과 기관이 많았다는 의미다. 거래가 재개된 4일부터 11일까지 따지면 전체 공매도량은 790만주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쳐 1위이며 같은 기간 2위인 SK네트웍스(280만주)와도 격차가 매우 크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같은 반도체 업종인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공매도 비중이 2%대에 그치는 점을 고려하면 (공매도 증가는) 기업 펀더멘털 문제라기보다는 수급의 문제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강(强) 달러 기조로 신흥국에서 이어지고 있는 자금 유출이라는 ‘유탄’을 맞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4.0%로 중국 텐센트에 이어 2위다.
액면분할 후 급증했던 삼성전자의 거래 규모는 며칠 만에 액면분할 전 수준으로 ‘원상 복귀’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거래량은 1,483만8,101주, 거래대금은 7,459억6,839만원을 기록했다. 액면분할 효과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29만6,762주) 액면분할 전 올해 하루 평균 거래량(29만4,185만주)과 비슷한 수준이다. 액면분할 후 재상장 당일인 4일 거래량 3,956만5,391주, 거래대금은 2조780억1,792만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급속도로 진정을 찾는 분위기다. 지금까지만 보면 액면분할 효과가 결국 반짝 효과로 끝난 양상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매수가 커지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남북 문제 등 변화가 많은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을 늘려가려면 새로운 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