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페소화 또 사상최저...당국 불신에 추가하락 우려도

달러당 25페소...7.67% 하락

구제금융 반대 시위 거세고

"아르헨, 방어정책 포기" 관측

페소화 매도세 더욱 부추겨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달러화 가면을 쓴 한 시민이 14일(현지시간) 양손에 페소화 지폐 모양의 종이를 움켜쥐고 아르헨티나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협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FP연합뉴스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달러화 가면을 쓴 한 시민이 14일(현지시간) 양손에 페소화 지폐 모양의 종이를 움켜쥐고 아르헨티나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협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F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페소가 또다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당국에 대한 시장 불신이 깊어지면서 통화가치는 달러당 25페소까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1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전 거래일 대비 7.67% 하락한 달러 당 24.98페소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외환시장에 50억달러를 풀어 페소화 가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IMF와의 구제금융 협상 개시로 인한 국내 불안이 페소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과거 IMF로부터 구제금융 조건으로 고강도의 긴축 처방을 받은 바 있는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정부의 구제금융 요청을 비판하는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가 하면 정치권에서는 새 구제금융 합의안이 국회 비준을 얻어야 하는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긴축에 대한 불안과 정부 불신이 고조되면서 페소화를 내다 팔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IMF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환율 자율화를 지지하며 환율 정책은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 불안은 진화되지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IMF의 최대 의결권을 갖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구제금융에 대한 협력을 논의한 소식도 ‘긴축 처방의 신호’로 여기는 분위기다. IMF는 오는 18일 아르헨티나 정부와 비공개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아르헨티나 금융 당국이 페소화 가치 방어 정책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관측도 페소화 가치 하락을 부추겼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외환 관계자들에게 “페소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을 풀어 페소화 가치를 방어했던 기존의 정책을 바꾸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초래하며 페소화 매도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한편 시장은 16일 만기가 돌아오는 총 260억달러 규모의 단기 국채 상환기간 연장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단기국채 금리가 40%를 웃돌아 고수익이 예상돼 투자자들이 상환기간 연장에 동의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만기 연장에 실패할 경우 아르헨티나 금융당국에 대한 시장의 불신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변재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