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은 16일 대니얼 러셀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내달 북미정상회담에 이르는 과정에서 “북한의 입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고 밝혔다.
러셀 전 차관보는 아사히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보유해 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러셀 전 차관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회담을 위해 “매우 면밀하게 게임 플랜을 짜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잔인한 독재자에서 우호적으로 열린 지도자’로 이미지를 바꿔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보통 국가’로 받아들여지도록 하는 혜택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해석했다. 러셀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개최 제안을 수용한 것이, 중국을 비롯한 각국의 제재 압력 약화, 군사행동 가능성 축소로 이어져 국제사회 내 북한의 고립 해소가 시작돼 5개국(한미중러일)의 단결의 지형변화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북미회담에서 두 정상이 핵·미사일 문제뿐 아니라 평화협정과 국교정상화, 경제지원 등 폭넓은 주제를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핵·미사일과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대한 대응과 평화협정은 ‘별개 문제’로 구별해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북미회담 후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는 실무협의에 대해 “비핵화 협상의 출발점으로 되돌아갔다”는 것과 다름없으며 “2008년 협상 때 북한이 스스로 이탈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경계감을 나타냈다. 아사히는 러셀 전 차관보가 핵·미사일 능력을 극적으로 향상한 북한이 이전보다도 더 강한 입장에 있다고 우려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