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가 한국 기업들이 ‘리콜’ 보험을 가입하도록 적극 추진한다. 우리 기업들이 꾸준히 해외진출을 하는 가운데 제품결함 등으로 리콜을 하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알리안츠는 기업이 리콜을 할 경우 재무적 손실 뿐 아니라 기업 평판이 훼손돼 심각한 경영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알리안츠 글로벌 코퍼레이트 앤 스페셜티(AGCS)는 16일 서울 포시즌호텔에서 AGCS 한국지점 설립 1주년을 계기로 ‘한국지점 5개년 성장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노창태 AGCS 한국지점 사장은 “AGCS 한국지사가 2~3년 내 흑자전환하고 2022년까지 1억 유로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AGCS는 알리안츠 그룹의 기업보험 등 특수보험 전문 회사다. 해상, 항공, 금융, 책임보험 등과 컨설팅을 제공하며, 미국 신용평가회사인 S&P로부터 AA등급을 받은 바 있다.
AGCS는 이 같은 5개년 성장 계획의 중점을 리콜 보험 판매에 두고 있다. 노 사장은 “한국지점은 배상책임 보험료가 전체 영업보험료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배상책임의 반 정도가 리콜보험”이라며 “앞으로도 리콜보험 가입을 확대해 향후 1,000만 달러까지 실적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의 연사로 나선 AGCS 관계자들은 리콜 보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알프레드 슘 AGCS 아시아태평양지역 위기관리 대표는 “제품 리콜에 대한 보험 판매가 AGCS가 추진할 중요한 사업영역”이라면서 “한국은 제조업 중심 경제지만 리콜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슘 대표는 “한국 기업들은 리콜 타격에 크게 신경을 안 쓰는 걸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리콜은 재무손실, 장기적으로는 복구가 어려운 기업의 평판 훼손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AGCS의 분석에 따르면 자동차산업은 리콜 규모가 가장 큰 산업권역으로 전체의 약 70%를 차지한다. 앞서 기아, 현대자동차와 랜드로버, 아우디폭스바겐도 23만대를 재질의 결함으로 지난달 26일 리콜한 바 있다. 또 지난 2015년 아우디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이 된 디젤 승용차를 대거 리콜하면서 독일 최대 자동사기업이 78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은 적도 있다.
이어 폴커 지그스 AGCS 아시아태평양지역 롱테일 클레임 대표는 “자동차산업 리콜이 빈도가 비교적 높은 것은 자동차 부품이 많게는 10,000여개에 달해 하나하나 챙기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폴커 대표는 또 일례로 “일본 기업 다카타는 혼다, 미츠비시, 니싼, 포드, 아우디 등 자동차기업들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에어백을 공급해 약 7,000만대가 리콜돼 자동차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것은 물론, 다카타는 100억 달러가 넘는 손해를 입어 결국 파산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산업 외에도 AGCS 측은 지난 2016년 삼성전자의 리콜 사태를 언급하며 “한국 오너 일가가 보수적이라는 말도 있지만, 당시 처음 스마트폰 폭발 문제가 나오고 일주일 뒤 바로 리콜로 대응했다”면서 삼성전자의 빠른 대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지그스 대표는 “많은 한국 대기업들이 리스크 관리를 자체적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AGCS는 폭넓고 촘촘한 네트워크로, 진출해있는 국가만 34개국인 만큼 전문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엿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