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맥스선더 훈련에는 예년과 같은 수준인 F-15K와 F-16 등 한미 공군의 전투기 100여대가 참가한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한미 공군을 섞은 뒤 레드팀과 블루팀으로 나눠 모의교전을 실시하며 양국 공군 조종사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방어적 성격의 연례훈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 훈련을 방어훈련이 아니라 북침 연습이라고 주장해왔다. 해마다 B-52나 B-1 등 전략폭격기들이 동원됐기 때문이다. 올해는 전략폭격기가 훈련계획에는 포함돼 있었으나 실제로는 동원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하자마자 전략폭격기의 훈련 참가를 자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으나 사실과 다르다.
기본적으로 연간 작전계획 아래 움직이는 미국의 전략자산 운용이 긴급하게 변경되는 것은 위기상황에서나 가능하다. 올해 훈련에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은 적어도 2~3개월 전에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당분간 한국에 전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괌의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가 본토로 이동하고 대신 아음속인 B-52H 폭격기가 배치돼 한반도 전개시간이 너무 느리다. 괌에 배치된 B-52 폭격기들은 주로 중국을 겨냥해 남중국해 해역 일대를 위력 정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 미국은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비용을 한국이 부담하도록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 양국의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은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아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는 전략폭격기가 오지 않는 대신 F-22 스텔스 전투기 8대가 처음으로 참가했다. 현존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인 F-22는 북한군의 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가 핵과 미사일 기지 등 핵심시설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 최고속도 마하 2.5에 작전반경이 2,177㎞에 달한다. 북한이 맥스선더 훈련을 빌미로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한 데는 군사적인 측면에서 F-22에 대한 위협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반발에도 한미 양국은 맥스선더 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16일 오전 긴급회동을 갖고 예정대로 훈련을 실시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