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침대’에 대한 정부의 조사 결과를 놓고 시민사회단체들이 ‘부실 조사’라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번 라돈 침대 사건을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 ‘안방의 세월호’라고 지적하며 시급히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6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나 침대는 모두 안방에서 사용하는 제품으로, 라돈 침대 사건은 또 다른 ‘안방의 세월호’라고 불러야 한다”며 “국무총리실에 위기관리팀을 구성해 범정부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이달 10일 대진침대 뉴웨스턴슬리퍼 모델에 대해 라돈과 토론(라돈의 동위원소)으로 인한 연간 피폭선량을 평가한 결과, 법에서 정한 기준치(연간 1mSv 초과 금지) 이하(0.5mSv)인 것을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5일에는 같은 모델의 연간 피폭선량이 7.60mSv이라며 앞선 조사 결과를 뒤집었다.
원안위 발표가 닷새 만에 달라진 것은 이번 조사에 매트리스 구성품인 ‘스펀지’가 추가됐기 때문인데, 이전에는 스펀지 없이 속커버만 조사했다.
라돈은 국제암연구센터(IARC) 지정 1급 발암물질로, 폐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원안위는 일주일도 채 안 지나서 결과를 뒤집고 수거 명령을 내렸다”며 “하지만 피해 신고를 하라거나 해당 침대를 사용하지 말라는 등의 안전조치 안내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원안위에 따르면 대진침대가 2010년 이후 생산한 침대는 모두 26종인데 이 중 24종에서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모나자이트를 사용했다”며 “라돈 침대 생산량은 무려 8만8천98개인데, 이 가운데 7종 6만1천406개의 침대가 연간 내부 피폭선량 기준인 1mSv를 초과했다”고 강조했다.
원안위 조사에서 매트리스 속커버 안쪽에 도포된 음이온 파우더에서 방사성 물질이 나온다는 것이 확인됐다. 파우더의 원료가 토륨이 함유된 모나자이트였다.
센터는 “나머지 17종 2만6천692개는 제품을 구해 추가 조사해야 알 수 있는 상황으로, 침대의 속커버와 매트리스 스펀지 상하부 등에 같은 모나자이트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돼 이미 발표된 내용과 유사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센터는 모나자이트를 사용한 모든 침대 제품으로 리콜을 확대해야 하고, 모든 사용자는 해당 침대 사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어린이나 임산부, 노약자 등 취약계층의 건강 전수조사를 하고, 건강 모니터링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센터는 이 밖에 ▲ 고용노동부의 특수건강검진 ▲ 모나자이트 수입원과 수입량 파악 ▲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시광고법 위반 직권조사 ▲ 감사원의 식약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특별감사 실시 등을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