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핵포기만 강요시 북미정상회담을 재고려할 것이라는 취지의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 1부상 담화가 조선중앙통신 보도 형식으로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설득하기 위한 양국간 정상회담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환영행사 도중 기자들로부터 김 제 1부상의 협박성 담화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이 같이 답한 뒤 “우리는 (북미정상회담 취소 협박을) 전혀 보지도, 듣지도 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보겠다”고 덧붙였다는 게 AP의 전언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전하며 회담 준비는 지속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기류로 미뤄볼 때 미국 정부는 김 제 1부상의 담화가 대외용이라기보단 대내용 정치선전의 일환이라고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도 “북한 내에선 그동안 대북 제재로 인한 ‘고난의 행군’ 속에서 수많은 인민(북한 주민)들의 희생을 견뎌가며 개발한 핵무기를 포기하는 데 대해 불만을 가진 여론도 일부 존재하는 것 같다”며 “김 제 1부상의 담화를 이런 자국내 반발 여론을 다독이려는 차원의 선전선동 메시지로 볼 여지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 제 1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백악관내 강경파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맹비난하면서도 정상회담의 주체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 역시 북미정상회담의 판 자체를 아직은 깨지 않으려는 신중한 ‘수위 조절’의 흔적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