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한반도 리스크 여전·금리 역전...기관, 눈덩이 환헤지 비용에 '비명'

해외 IB "北 문제 매듭 안풀렸다"

환헤지 비용 높이고 물량도 제한

美 금리인상에 디스카운트 발생

기재부·금감원 엇갈린 규제로

보험사 해외 투자 위험도 높여




저금리에 투자자산 다양화를 위해 해외투자에 나선 국내 기관투자가가 늘어나는 환헤지 비용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은 아직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여전하다고 지적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환헤지 시 수익률이 최고 1.7%포인트 떨어지는 환헤지 디스카운트(손해)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규제 당국의 엇갈린 행보로 주요 기관투자가인 보험사의 해외 투자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IB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자산운용사·공제회·연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가 원화를 달러로 바꿔 투자할 경우 달러 하락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한 환헤지 시 지난해에는 80bp가 이익(프리미엄)으로 잡혔지만 현재는 170bp가 손해(디스카운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보다 높은 수익률을 좇아 미국 등 달러 자산에 투자했을 때 지난해에는 수익률에 0.8%포인트가 추가로 얹어졌다면 올해는 1.7%포인트가 깎인다는 뜻이다. 5~10%의 수익률을 찾는 국내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일부 경우 국내와 차이가 없어지는 셈이다.


환헤지 디스카운트는 한미 양국 간 금리 차이와 원화가 다른 국가 통화에 비해 얼마나 저평가되는지 판단하는 스와프 베이시스의 합으로 구성된다. 금리 역전 이후 주 변수가 모두 높아지고 있다. 우선 환헤지를 받아주는 해외 IB에서 남북 정상회담 등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낮추지 않으면서 스와프 베이시스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특히 국내 경기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IB들이 부쩍 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나 HSBC은행 등 외국계 IB는 지금도 환헤지 비용을 높게 요구할 뿐만 아니라 물량도 제한하고 있다”면서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예상과 달리 북한 문제의 매듭이 아직 풀리지 않았다고 보는 데다 부정적인 경기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반대 수요가 줄어든 것도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외국계 IB가 헤지 비용을 높인 이유다. 달러를 원화로 바꿔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계 기관투자가가 국내 투자를 줄였고, 장기간 달러로 대금을 받아 환헤지하던 국내 조선산업이 수년간 해외수주가 줄면서 수요가 줄어든 점도 환헤지 비용을 높이고 있다. 국내 기준금리가 1.5%로 그대로인데 미국 금리는 3월 1.5~1.75%로 높이면서 한미 간 금리 역전이 벌어진 것도 환헤지 비용을 높인다.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IB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시점이 오는 7월에서 10월로 늦춰졌다고 전망하고 있다.

관련기사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엉뚱한 규제로 보험사들의 해외투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달러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확보한 뒤 해외에 투자하는 보험사들은 정부의 규제로 한 쪽만 환헤지를 하고 있다. 보험사가 해외에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달러를 조달하는 것은 외화차입에 해당하므로 기재부와 협의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달러를 원화로 바꿔 환헤지를 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하면 기재부가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게 보험사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5억달러(약 5,600억원)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A생명과 올해 4월 10억달러(1조800억원)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B생명이 이런 이유로 환헤지를 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기재부가 지난해부터 계속된 원화 강세를 우려해 원화 강세를 키울 수 있는 환헤지 수요를 자제시키는 것이 아니냐고 해석을 내놓는다. 기재부는 조달한 달러를 곧바로 달러 채권에 재투자해 환율 미스매치 위험을 줄이도록 권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대로 금감원은 보험사가 달러로 자금을 조달해 투자할 때 환헤지를 하지 않으면 자산의 8%를 리스크로 봐서 제외한다. 업계 관계자는 “조달할 때 환헤지를 하지 않았다가 투자할 때 환헤지를 하면 환헤지 비용과 변동성을 모두 부담하기 때문에 위험한 자금 운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엇갈린 규제에 피해는 보험사들의 몫이다.
/임세원·김보리기자 why@sedaily.com

임세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