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호흡조차 힘든 진폐환자들이 거리로 나서 까닭은

"강원랜드 관광기금 50% 배분 등 폐광지 몫 찾기에 앞장"

대부분 70∼80대 고령…"특별법 목적 완성…마지막 소명"

강원도 폐광지에 사는 진폐환자들이 거리로 나섰다./출처=연합뉴스강원도 폐광지에 사는 진폐환자들이 거리로 나섰다./출처=연합뉴스



강원도 폐광지에 사는 진폐환자들이 거리로 나섰다.

진폐증은 탄광 등 광산생활로 석탄가루, 돌가루 등이 폐에 쌓이는 불치의 직업병이다. 가만히 있어도 호흡이 힘들다.

국내 진폐환자는 3만여 명으로, 태백·정선·영월·삼척 강원 폐광지에 1만여 명이 산다. 이들은 지난달 10일 정선군 강원랜드 카지노호텔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시작으로 릴레이 1인 시위, 주민서명운동 등을 진행중이다. 총궐기대회에는 1,000여 명이 참가했고, 릴레이 1인 시위는 10일간 이어졌다. 지난 10일부터 시작한 주민서명운동은 3만명을 목표로 오는 8월 말까지 계속한다.


숨 쉬는 것조차 고통인 이들이 거리로 나선 배경은 강원랜드 수익 배분 과정에서 폐광지역 몫을 빼앗기는 것 때문이다. 게다가 지역정치권과 지역사회가 이를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 성희직 진폐단체연합회 사무총장은 “폐광지를 살리고자 설립한 강원랜드가 중앙정부 배만 불리는 곳이 됐다”며 “이는 강원랜드 설립 이후 2016년까지 각종 세·기금으로 중앙정부가 4조3,980억원을 가져갔지만, 강원도와 전국 7개 시·군 폐광지에는 1조7,879억원만 배분됐다는 사실이 증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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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강원랜드는 과거 산업일꾼인 진폐환자의 희생을 바탕으로 설립됐고, 설립 과정에서도 진폐환자와 광부가 앞장섰다”며 “시작을 진폐환자가 한 만큼 폐광지 회생이라는 완성도 진폐환자가 하겠다는 각오로 나섰다”고 강조했다. 내국인 출입 가능 카지노 운영주체인 강원랜드 설립의 법적 근거는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이다. 폐특법은 강원 폐광지 주민의 생존권 투쟁을 계기로 1995년 말 제정됐다.

그는 “진폐환자 대부분이 70∼80대의 고령이어서 폐특법 시효가 만료되는 2025년께는 현재 인원의 70%도 남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며 “이번 빼앗긴 폐광지 몫 찾기는 다음 세대를 위해 국가 산업화에 평생을 바친 진폐환자들의 마지막 소명”이라고 호소했다.

성 사무총장은 17일 “강원랜드가 내는 관광진흥기금의 50%를 전국 폐광지에 배분하는 방안 등은 폐특법 제정 목적인 폐광지를 살리는 주춧돌이 될 것이다”며 “폐광지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어른인 진폐환자들이 앞장서 반드시 이를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이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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