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어린이에 성인 폐 이식 국내 첫 성공

서울대병원 김영태·서동인 교수팀

부분 절제해 7세 환자에 이식

비슷한 나이·체중 등 기준 없애

불이익 받던 영유아 기회 늘듯




성인 뇌사자의 폐를 부분 절제해 7세 소아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18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영태 흉부외과·서동인 소아과 교수팀은 지난 3월11일 성인 뇌사자의 폐 좌측 하엽과 우측 하엽을 일차성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폐 좌우에 이식했다. 환자는 현재 특별한 문제없이 고유량 산소장치를 떼고 퇴원 준비를 하고 있다.


환자는 몇 년 전부터 심한 가슴 통증을 앓아 왔으며 지난해 서울대병원을 찾아 폐동맥 고혈압 진단을 받았을 때는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였다. 폐동맥 고혈압은 진단 후 평균 생존기간이 2년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국내에 5,000명가량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기사



의료진은 여러 치료를 거쳐 폐 이식에 희망을 걸었지만 적합한 폐를 기증할 만한 뇌사자 어린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6개월 동안 대기하던 끝에 적합한 뇌사자의 폐를 찾아 수술을 받았다. 국제심폐이식협회에 따르면 2015년 등록된 전 세계 폐 이식 수혜자 4,226명 중 5세 미만은 12명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장기이식법 시행령 개정으로 나이·체중 등 이식과 직접 관련이 없는 선정기준이 삭제돼 성인의 폐를 일부 잘라 소아에게 이식하는 수술이 가능해져 소아 환자들도 폐 이식으로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부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에는 폐 공여자와 이식받을 환자의 키, 폐 크기가 비슷할수록 우선순위가 높아 뇌사자가 드문 소아·영유아는 불이익을 받아 왔다.

김 교수팀은 지난해 6월 생후 22개월 된 9.5㎏ 영아에게 폐를 이식했다. 국내 최연소·최소체중 폐 이식이다. 당시에는 뇌사 상태에 빠진 생후 40개월 소아의 폐를 이식받았다.


성인 뇌사자의 폐를 부분 절제해 소아에게 첫 이식한 서울대병원 김영태(왼쪽부터) 흉부외과, 송미경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이식을 받은 소아 모자, 박샘이나 흉부외과, 서동인 소아청소년과 교수. /사진제공=서울대병원성인 뇌사자의 폐를 부분 절제해 소아에게 첫 이식한 서울대병원 김영태(왼쪽부터) 흉부외과, 송미경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이식을 받은 소아 모자, 박샘이나 흉부외과, 서동인 소아청소년과 교수. /사진제공=서울대병원


임웅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