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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레슬러’ 유해진, “마성의 남자요? 김민재와 똑 닮았죠”

“제가 마성의 남자요? 그 이유는 참 쉬워요. 매니저가 그렇게 글을 쓰고 다녀서요. 하하하”

배우 유해진은 ‘마성의 남자’로 통한다. 인간미가 넘쳐 대중들의 반응이 호의적이기 때문이다. 인터뷰 자리에서 연신 기자들에게 ‘친밀감’을 표시하던 유해진은 본인의 매력을 “뭔가 하나 비어있는 캐릭터”로 꼽았다.




영화 ‘레슬러’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영화 ‘레슬러’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그는 “제가 특별한 매력이 있다기 보다는 그동안 보여준 캐릭터에 호감을 보여주시는 것 아닐까” 라며 매니저가 ‘마성의 남자’란 소문을 퍼트리고 다닌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유해진이 허술한 킬러(럭키), 생계형 남한형사(공조)에 이어 볼수록 빠져드는 반전 레슬러 ‘귀보’로 돌아왔다.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레슬러’(감독 김대웅)는 전직 프로레슬러였지만 지금은 아들 ‘성웅’(김민재 분)이 국가대표가 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이 유일한 꿈인 ‘귀보 씨’의 이야기다. 아들 성웅이 레슬링 선수로 성공하길 바라며 수준급의 살림 솜씨로 성웅을 물심양면 뒷바라지하지만, 예기치 못한 인물들과 엮이면서 평화롭던 일상에 작은 변화들이 생긴다.

특유의 인간적인 매력으로 옆집에 사는 이웃을 보는 듯한 친근함을 완성한 유해진은 시장에서 능청스럽게 가격을 깎는 살림꾼의 모습부터 엄마, 아들과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누구보다 아끼는 따뜻한 가족의 모습까지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유쾌한 웃음을 전하고 있다.

유해진은 ‘코믹’ 보다는 ‘유쾌한 감동’에 방점이 찍히길 바랐다. “시나리오를 읽고 참 건강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아들과 아버지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하는 스토리가 좋았다”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힌 유해진은 “미소 지을 수 있는 장면이 나오고 그 다음에 부자든 모녀든 가족 간의 관계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음 한다”고 전했다.

‘레슬러’란 제목이 암시하듯 영화는 아빠와 아들이 살을 부딪치며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이해하는 과정을 그린다. 실제 레슬링을 배웠다는 유해진은 작품에서 만난 아들 김민재에 대한 극찬을 쏟아냈다. 이야기 중간 중간 극중 캐릭터인 ‘성웅’과 배우 ‘민재’의 이름을 합친 ‘성재’로 지칭하며 아들 사랑에 푹 빠진 아빠의 모습을 보였다.

“(민재)외모가 저랑 똑 닮았잖아요. 하하. 나이 차이요? 전혀 부담 없었어요. 무엇보다 민재가 레슬링 유망주로 나오니까 정말 잘해야 하니 온 몸 던져서 연습하더라. 이러다 다칠까봐 걱정이 되더라.”


김민재는 영화 속에서 ‘레슬링’을 100% 소화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민재의 몸을 아끼지 않은 열연에 아버지 유해진은 “몸 좀 사려가면서 하라”는 말을 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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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해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배우 유해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유해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배우 유해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그는 “민재가 나이는 어리지만 묵직한 무게감이 있는 친구다. 영화가 처음이니 얼마나 잘 하고 싶겠나. 그런데 잘하고자 하는 욕심과 열정 때문에 다치는 경우가 많아서 좀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김민재가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은 유해진에게 ‘나의 처음은 어땠나’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 러면서 그는 2001년 영화 ‘무사’ 이야기를 꺼냈다.

“나도 민재처럼 몸 다칠 거 생각 못하고 열정을 불태웠던 적이 있었죠. ‘무사’때가 그렇지 않을까.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끝나고 ‘무사’를 했다. 정우성, 안성기, 장쯔이 등 쟁쟁한 분들과 함께 했는데 열심히 했던 거 같다. 모든 액션을 다 소화하면서도 두려운 걸 몰랐다. ‘이거 한 편으로 끝낼 거야’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무사’가 벌써 17년 전 작품이라니...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작품을 해서 정말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어 안성기가 말한 ‘기다림의 미학’에 대해서도 전했다. “안성기 선배님이 ‘배우는 기다리는 직업이기 때문에 지치지 않아야 해’라고 해주셨던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도 그 말을 되새기고 있다. 공백기가 있었을 때 그 말씀이 더욱 생각나더라.”

‘레슬러’는 어느덧 아들을 위한 희생이 전부가 된 아빠와 그런 아빠로부터 부담을 느끼는 아들이 미처 꺼내지 못했던 진심을 털어놓고 부딪치며 성장해가는 과정을 통해 부모-자식간 소통과 이해의 소중함을 전한다. 영화의 첫 장면과 극중 나문희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는 장면을 좋아한다는 유해진은 “공감 가는 지점이 많아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특히 “엄마는 나랑 대화하기 싫어?” 란 대사가 많은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고.

영화 ‘레슬러’ 스틸영화 ‘레슬러’ 스틸


“공감 가는 장면이랑 공감가는 대사가 많았어요. 레슬링 업어치기 장면을 보면서는 다들 저렇게 키웠을텐데란 생각이 들었어요. 다들 저렇게 자식을 예뻐하고, 수염난 턱을 아들에게 비비는 그런 재미로 키웠을텐데란 생각도 들고, 그런 기억들이 매치가 돼서 울었어요. 저희 영화가 그런시간이 될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전 참 못된 아들이었죠, 까칠하면서 부모님께 걱정도 많이 끼쳤어요. 어릴 때라 반항도 심했고요. 이랬을 때 많이 상처를 입으셨겠구나란 생각이 들어요. 이번 영화를 통해서 그런 생각을 더 했어요. 어머님은 돌아가셨는데.. 좋은 아들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죄송하네요.”

아직 솔로인 그에겐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된 모습이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그 역시 “가끔 생각하면, ‘결혼’ 혹은 ‘아버지’라는 게 나에게서 멀어지는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 며 “영화에도 나오지만 호르몬이 변할 때다.하하. 기분이 다운 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기복이 생기고 그러죠.”라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유해진은 “‘레슬러’로 스크린에 첫 도전한 성재(성웅+민재)한테도 좋은 영화로 기억에 남으면 좋겠다”고 특별한 소망을 밝혔다.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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