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의 G7 씽큐(ThinQ)가 18일 정식 출시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둘러싸고 삼성전자(005930) 갤럭시 S9과 G7 씽큐간의 진검승부가 벌어졌다. 지난 3월 출시된 갤럭시 S9이 AR(증가현실) 이모지·슈퍼 슬로우 모션 등을 통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재미를 높였다면 G7 씽큐는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지는데 집중했다.
갤럭시 S9 시리즈의 경우 이미 삼성전자의 1·4분기 실적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갤럭시 S9 플러스의 높은 인기로 대화면 모델의 판매 비중이 증가했고 고용량 메모리 비중도 늘었다”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G7 씽큐는 디스플레이, 카메라, 오디오 등 신기능을 업그레이드 했다”며 “전작 대비 충분히 좋은 제품이기 때문에 더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본기 충실한 LG VS 재미 높인 삼성 = LG전자는 G7 씽큐 출시 이전부터 휴대폰의 ‘ABCD 본질’에 충실한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G7 씽큐가 모습을 드러낸 뒤 가장 주목 받는 기능도 ‘A’에 해당하는 오디오(Audio)다. G7 씽큐는 ‘붐박스 스피커’를 통해 기존 스마트폰보다 중저움을 더 풍부하게 구현해냈다. 특히 공간이 비어 있는 상자나 테이블 등에 스마트폰을 올려놓으면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한듯한 큰 음량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황정환 LG전자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장도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붐박스 스피커를 적극적으로 알리며 즉석에서 G7 씽큐를 켜고 음악을 재생해 테이블 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갤럭시 S9 역시 음향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 2016년 글로벌 음향기기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한 뒤 갤럭시 S9 시리즈에 최초로 스테레오 스피커를 탑재했다. 또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중 처음으로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기술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돌비 애트모스는 360도 전방위로 소리가 흐르는 입체음향 시스템이다.
카메라는 G7 씽큐와 갤럭시 S9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요소다. G7 씽큐의 전후면 카메라는 각각 800만·1,600만 화소다. 갤럭시 S9은 전면은 800만 화소로 G7씽큐와 같으며 후면은 1,200만 화소로 다소 낮다. G7 씽큐엔 사진의 질을 높여주는 각종 기능이 포함됐다. 일단 ‘슈퍼 브라이트 카메라’를 이용하면 어두운 곳에서도 밝고 명확한 촬영이 가능하다. 또 인공지능(AI) 카메라 기능은 카메라를 갖다 대면 자연과 동물 등 19가지 모드 중 최적의 화질을 스스로 찾아 추천해주는 시스템이다.
갤럭시 S9엔 이 같은 기능은 없지만 ‘슈퍼 슬로우 모션’과 ‘AR 이모지’ 기능으로 재미를 높였다. 초당 960프레임의 슬로모션 촬영 기능을 제공해 특정 동작을 촬영할 수 있다. 특히 피사체가 움직이는 순간을 스스로 포착해 영상을 촬영하는 자동동작감지기 기능도 들어갔다. AR 이모지 기능은 카메라로 얼굴을 비췄을 때 자신과 닮은 3차원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기능이다. 이모지 기능이 화제를 모았던 것을 의식하듯 이상규 LG전자 한국모바일그룹장은 “1년에 한 번 써보는 재미요소도 중요하지만 오래 쓰는 좋은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에 맞춰 실질적으로 고객들이 사용하며 느끼는 기쁨과 만족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치 VS 엣지...가격 경쟁력은 모두 ‘UP’ = LG전자는 지난해 애플의 아이폰X가 처음 들고 나온 ‘노치 디자인’(스마트폰 상단 일부분이 아래쪽으로 튀어나온 디자인)을 G7 씽큐에 적용했다. 노치 디자인은 스마트폰 위·아래 테두리(베젤)을 줄여 디스플레이 크기를 확장하기 위한 목적이다. G7 씽큐의 노치 디자인은 다만 ‘뉴 세컨드 스크린’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 색상을 검정색으로 설정해 노치 디자인을 가릴 수도 있고 화면을 넓게 쓰기 위해 노치를 드러낸 채 사용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를 확대하기 위해 노치보다는 엣지를 선택했다. 독자적인 기술로 완성한 엣지 디스플레이를 통해 화면 비율을 넓혔다. 실제로 갤럭시 S9 플러스의 기기면적 대 화면 비율은 84.2%로 전작인 갤럭시 S8 플러스 84%보다 높다.
이밖에 G7 씽큐엔 ‘슈퍼 브라이트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부스트’를 누르면 스마트폰 중 가장 밝은 1,000니트의 밝기가 최대 3분간 유지돼 밝은 햇볕 아래서도 또렷한 화면을 볼 수 있다. LG전자는 기존 스마트폰보다 밝기가 최대 2배에 달하는데도 소비 전력은 30% 줄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두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모두 강화됐다. G7 씽큐의 출고가는 89만 8,700원으로 전작 G6(89만 9,800원)보다 1,100원 낮아졌다. G7플러스 씽큐는 97만 6,800이다. 전작보다 성능이 나아진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가격은 오히려 낮게 책정된 것은 이례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작보다 화면은 0.4인치 커지고 카메라 화소는 전후면 모두 300만화소씩 높아졌지만 가격은 오히려 낮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갤럭시 S9플러스(256GB)의 출고가를 115만 5,000원에서 107만 8,000원으로 7만 7,000원 내렸다. 출시 2개월만에 출고가를 하향 조정하는 것 역시 드문 일이다. 일반적으로 출고가 하향 조정은 1년 가량 지난 이후 진행된다. 갤럭시 S9(64GB)은 95만 7,000원, S9플러스(64GB)는 105만 6,000원으로 그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