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꿈처럼 입고 꿈 이뤘네요"

KPGA SK텔레콤오픈 최종

권성열, 데뷔 5년 만에 생애 첫승

류현우와 2차 연장 5m 끝내기 버디

챔피언 재킷을 입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는 권성열. /사진제공=KPGA챔피언 재킷을 입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는 권성열. /사진제공=KPGA



제22회 SK텔레콤 오픈의 우승 트로피는 주인을 찾아 유독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다. 20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 하늘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 트로피는 처음에는 최이삭에게 갈 것 같았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최이삭은 15번홀(파4) 버디 퍼트로 2위와의 격차를 3홀 남기고 2타 차로 벌렸다. 첫 우승이 눈앞에 보였다. 그러나 16번홀(파3) 보기 뒤 17번홀(파4) 티샷이 왼쪽으로 완전히 당겨지면서 해저드 구역으로 사라졌다. 결국 더블보기. 같은 6년차인 앞 조의 권성열(32·코웰)이 갑자기 단독 선두가 됐다. 이어 류현우가 18번홀(파5) 버디를 잡았고 13언더파 동타를 적은 권성열-류현우의 연장으로 넘어갔다.


트로피는 류현우에게 먼저 눈짓을 보냈다. 18번홀에서 계속된 1차 연장에서 류현우는 세 번째 샷을 홀 1m 남짓한 거리에 붙였다. 그러나 경사를 덜 읽는 바람에 이 좋은 버디 기회를 날려보냈다. 가슴을 쓸어내린 권성열은 2차 연장에서 마침내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류현우의 긴 버디 퍼트가 빗나간 뒤 5m 버디로 끝내버렸다. 2013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뷔 후 5년 만의 첫 우승. 그동안 톱10 진입도 지난해 9월 티업·지스윙 메가오픈 공동 5위가 유일할 정도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권성열의 골프는 총상금 12억원짜리 ‘큰 대회’에서 비로소 빛을 보게 됐다. 우승상금은 2억5,000만원. 데뷔 후 통산 상금이 1억4,000만원 정도였던 그로서는 ‘인생역전’이나 다름없다. 4년 시드 보장으로 출전권 걱정도 날려버렸다. 권성열은 “흰 바지에 빨간 셔츠를 입고 우승하는 꿈을 꿨는데 오늘 똑같은 복장으로 첫 우승을 했다”며 “첫 아이가 한 달 전 태어난 터라 더 뜻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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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에 2타 뒤진 공동 5위로 출발한 권성열은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였다. 특히 17번홀(파4) 위기를 잘 넘긴 게 연장까지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두 번째 샷이 짧아 볼이 굴러 내려갔고 해저드 구역 바로 앞에서 멈춰 섰는데 까다로운 어프로치 샷을 권성열은 절묘하게 잘 붙여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최이삭은 12언더파 공동 3위(김태우)에 만족해야 했다. 박상현은 9언더파 9위로 마쳤고 김경태·김형성은 8언더파 공동 10위, 최경주는 1언더파 공동 35위로 마감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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