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주요기업 총수 건강 상태는] 대부분 70세 넘는 고령…이건희 회장 4년째 병상에

정몽구 회장 2년째 시무식 불참

조석래·조양래 회장 등은 80대

92세 신격호 회장은 거동 불편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향년 73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타계하면서 재계 주요 그룹 총수의 건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70~1990년대 한국 경제의 압축 성장 시대에 창업을 했거나 경영권을 물려받아 국내 대표 기업으로 키워내면서 열정을 쏟아부었지만 지금은 일흔을 훌쩍 넘긴 고령이 많기 때문이다.




1987년 창업주 이병철 회장 타계 직후 45세의 나이에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오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4년째 병상에서 일어서지 못하고 있다.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으며 위기는 넘겼지만 의식이 회복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다만 안정된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상태라는 것이 삼성 측 설명이다. 인공호흡 장치의 도움 없이 자가 호흡이 가능한 수준으로 의료진은 삼성서울병원 본관 20층 VIP 병실에 이 회장이 평소 좋아하던 음악과 영화를 틀어 놓고 의식 회복을 유도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1938년생으로 올해 만 80세다. 고령인 만큼 그의 건강도 자주 세간의 입에 오르내린다. 정 회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6년 12월 국회 최순실 청문회가 마지막이며 내부적으로도 지난해부터 2년째 연초 시무식에 불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기는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조만간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공식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 역시 정 부회장으로의 승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련기사



신격호(96)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김상하(92) 삼양그룹 그룹회장 등 지금은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섰지만 백수(白壽)를 코앞에 둔 원로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도 많다. 아울러 지난해 지병으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조석래(82) 전 효성 회장과 조양래(80) 한국타이어 회장, 강병중(78) 넥센타이어 회장, 손경식(78) CJ 회장 등도 고령인 탓에 건강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곤 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60대지만 만성 폐질환이라는 지병을 앓고 있는 만큼 건강에 대한 우려가 많다. 최근에는 감기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기도 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만성 신부전증으로 수술을 받은 데다 유전병의 일종인 샤르코마리투스(CMT)병을 앓고 있는 만큼 그룹 총수의 건강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빠지지 않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암 등 특수한 가족력이 있는 일부 그룹 총수의 경우 건강 이상설에 특히 민감하다”며 “각별하게 챙기고 있지만 엄청난 스트레스와 업무 강도 탓에 늘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