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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칸영화제 본상 수상 불발..비평가연맹상으로 아쉬움 달래

신점희 미술감독, 기술부문 최고 '벌칸상'

황금종려상은 日 고레에다 '만비키 가족'

이창동 감독(오른쪽 두 번째)이 19일(현지시간) 국제비평가연맹이 수여하는 칸 영화제 국제비평가연맹(fipresci)상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파인하우스필름이창동 감독(오른쪽 두 번째)이 19일(현지시간) 국제비평가연맹이 수여하는 칸 영화제 국제비평가연맹(fipresci)상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파인하우스필름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제71회 칸 국제영화제가 12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만비키 가족’에 돌아갔다. ‘시’(각본상 수상) 이후 8년만에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창동 감독은 수상이 불발됐으나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이 주는 상과 기술 부문 최고상인 벌칸상(신점희 미술감독)을 거머쥐며 아쉬움을 달랬다.

독일 뮌헨에 본부를 둔 국제영화비평가연맹은 19일(현지시간) ‘버닝’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연맹은 1930년 전 세계영화평론가, 영화 전문기자들이 모여 만든 단체로 칸 영화제를 비롯해 베를린, 베니스, 부산국제영화제 등 각종 국제영화제에 심사위원단을 파견해 연맹의 이름으로 예술성 높은 영화를 시상하고 있다.


이 감독의 여섯 번째 연출작인 ‘버닝’은 주변부의 삶을 살아가며 알 수 없는 불안과 분노를 느끼는 종수(유아인)와 절망의 삶에서 탈출을 꿈꾸는 해미(전종서), 최상류층의 삶을 누리는 벤(스티븐 연) 등 등장인물을 통해 20~30대 청년 세대의 불안과 분노를 미스터리 스릴러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지난 16일 칸 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화제를 모았고 영화제 소식지 스크린 데일리가 집계한 평점에서는 역대 최고점인 3.8점을 받는 등 수상 가능성도 높게 점쳐졌으나 본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영화는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받은 이후 8년째 수상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그나마 폐막식 이후 신점희 미술감독이 기술 부문 최고상에 해당하는 벌칸상을 받은 소식이 알려지며 본상 수상의 아쉬움을 달랬다. 벌칸상은 촬영, 편집, 미술, 음향 등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기량을 보여준 기술 아티스트에게 주는 일종의 ‘번외’ 상으로 한국영화로는 지난 2016년 ‘아가씨’로 류성희 미술감독이 벌칸상을 수상한 데 이어 두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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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만비키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한 가족이 홀로 추위에 떨고 있는 다섯 살 소녀를 데려와 가족으로 맞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 등 가족애를 다룬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영화에서도 가족의 의미를 물으며 칸 영화제 내내 호평을 받았다. 올해 총 21편의 경쟁작 중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영화 8편이 포함돼 아시아 강세를 예고했던 터라 ‘버닝’과 함께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전망됐었다. ‘디스턴스’(2001), ‘아무도 모른다’(2004),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등 총 5편을 칸 경쟁 부문에 진출시킨 고레에다 감독은 처음으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일본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1997년 이마무라 쇼헤이의 ‘우나기’ 이후 21년 만이다.

심사위원 대상은 미국 스파이크 리 감독의 ‘쿠클럭스클랜(KKK)’에 돌아갔다. 1978년 백인우월주의 집단 ‘KKK’에 잠복해 비밀 정보를 수집하고 이들의 범죄를 막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경찰의 실화를 그린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1989년 ‘똑바로 살아라’(1989) 이후 27년 만에 경쟁 부문에 진출해 칸의 선택을 받았다. 이밖에 심사위원상은 레바논 출신 나딘 라바키 감독의 ‘가버나움’이, 감독상은 ‘콜드워’의 폴란드 출신 파벨 포리코브스키가 차지했다. 여우주연상은 카자흐스탄 출신 세르게이 드보르체보이 감독의 영화 ‘아이카’에서 주연을 맡은 사말 예슬리야모바가, 남우주연상은 ‘도그맨’(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마르첼로 폰테가 탔다. 각본상은 이탈리아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의 ‘라자로 펠리체’와 자파르 파히니 감독의 ‘쓰리 페이시스’가 공동 수상했다. 프랑스 누벨바그의 거장 장뤼크 고다르의 ‘이미지의 북’은 특별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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