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물오른 남북 훈풍에 지자체도 노 젓는다

부산·인천 수산업 '전공' 살려

울산·경북 복합물류 보폭 넓혀

경기·충남·경남 농업분야 중점

광주·전남·대구 문화·역사 협력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훈풍을 타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특색있는 남북협력사업을 꺼내 들고 있다. 다만 국제정세 등의 변수가 많아 실제 사업 성사에 어려움이 따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사업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0일 지자체에 따르면 부산과 인천은 수산업의 강점을 살린 수산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부산시는 최근 ‘수산분야 남북 경제교류협력 추진위원회’를 열어 북한 수역 내 신규어장 확보, 수산식품의 가공·냉동·냉장 산업분야 등에 대한 투자협력방안 등 수산분야에서 교류 협력하기로 하고 현재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 또 양식, 어로기술전수 등 다양한 합작사업 아이템도 발굴하고 있다.


인천 역시 남북 공동어로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공동어로 사업은 서해5도 주변에 평화수역을 설정해 남북 어민이 함께 조업하는 것으로 북방한계선(NLL) 해역에서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을 수 있고, 어민의 소득 증대도 꾀할 수 있다.

울산은 물류 교류를 추진한다. 울산시는 북한과의 교류를 위한 육로, 해로, 철로 등 물류 인프라가 잘 구축된 것으로 보고 남북경협으로 항만물류산업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남북교류협력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북미 정상회담과 대북 제재 등 여건 변화 추이를 예의 주시하면서 예산편성 등 사업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와 충남, 경남은 농업 분야 교류에 중점적으로 나선다. 경기도는 2007년부터 추진하다가 2011년 중단된 개풍양묘장을 재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 도는 당시 북한 개성시 개풍동 6㏊에 연간 150만 그루 생산이 가능한 개풍양묘장 조성을 추진해왔다. 충남도는 인삼 협동농장 개발을 추진해 남북 공동으로 생산·제조·가공·수출 등을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경남은 2006년부터 딸기재배 사업 등 농업협력분야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해온 만큼 이번에도 농업분야를 중점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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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7년 7월 울산항에서 남측 관계자들이 북한 경수로에 사용할 기자재를 싣고 함경남도 양화항으로 떠나는 수송선을 환송하고 있다. /사진제공=울산시지난 1997년 7월 울산항에서 남측 관계자들이 북한 경수로에 사용할 기자재를 싣고 함경남도 양화항으로 떠나는 수송선을 환송하고 있다. /사진제공=울산시


광주와 전남은 문화·예술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광주시는 내년에 열리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하는 방안과 남북이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전남도도 오는 9월에 열리는 2018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 북한 작가를 초청해 작품을 전시하고 문화예술분야의 민간 교류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국채보상운동기념물 공동 발굴 및 연구, 관련 기록물의 추가 유네스코 등재 등을 꾀하기 위해 북한 개성시와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는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로 남·북·러 3국 복합 물류사업인 ‘나진-하산프로젝트’ 재가동이 예상됨에 따라 포항 영일만항을 북방물류 거점으로 육성시켜 나갈 방침이다.

다만 각 지자체들은 최근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을 이유로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연기하는 등 남북관계에 또다시 찬바람이 불면서 경색 국면을 맞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최근 각 지자체마다 교류 사업이 쏟아지고 있지만 선거철을 앞두고 인기를 끌기 위한 사업이 아닌지, 실제 성사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검증은 미약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과 소통하는 채널은 물론 교류사업에 우선순위를 정하는 등 지자체들 간의 체계적인 절차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전국종합

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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