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주 산타페 고교 총격범인 디미트리오스 파구어티스(17)가 무차별 총격을 가하며 기쁨의 표현인 ‘우~후’라는 감탄사를 외쳤다는 증언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 18일 총격 당시 교실 벽장에 몸을 숨겨 생존한 학생 이사벨라 레이먼스의 어머니는 “건맨(총격범)이 ‘우∼후’라고 소리치며 총을 갈겼다고 딸이 그랬다”고 전했다.
파구어티스는 18일 아침 텍사스 주 휴스턴 인근 산타페에 있는 산타페 고교 교실에서 엽총과 권총을 난사해 학생 8명과 교사 2명을 숨지게 하고 13명을 다치게 한 혐의(가중처벌 살인)로 갤버스턴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그의 변호사는 파구어티스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 정황이 있다고 변론했다.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니컬러스 폴 변호사는 “교사가 학생에게 하는 식의 괴롭힘이 있었던 것 같다. 풋볼 코치한테서도 괴롭힘을 당했다는 진술이 있다”고 말했다. 파구어티스는 교내 풋볼팀에서 활동했다.
학교 측은 변호인 주장에 대해 “파구어티스가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폴 변호사는 “확인된 진술은 아니다”라며 한 발 물러섰다.
그러면서 파구어티스의 정신병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가족의 정신병력과 관련해서는 암시하는 바가 있어 병력 여부를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폴 변호사는 앞서 묵비권을 포기하고 사람을 죽일 목적으로 총을 쐈다고 시인한 파구어티스에 대해 “총격 이후에도 무시무시할 정도로 감정이 없었다”고 전한 바 있다.
파구어티스는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18세 미만 범죄자에게 사형을 내리지 않은 텍사스 주 법에 따라 사형을 받지는 않는다. 주 법에 따르면 이번 사건과 같은 경우 최고 형량은 40년 복역 후 가석방이 허용되는 종신형이다.
파구어티스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그가 4개월간 끈질기게 접근했다는 첫 총격 희생자 새너 피셔의 어머니 주장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잇따라 보도됐다. 미술 교실에서 파구어티스가 쏜 총에 맞아 숨진 첫 번째 희생자 피셔의 어머니는 앞서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파구어티스가 넉 달씩이나 딸을 쫓아다니며 데이트 해달라고 했지만 피셔가 거부했다”면서 “자꾸 공격적으로 나와서 교실에서 맞서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딸이 교실에서 면박을 줘 파구어티스가 크게 당황한 적도 있다고 피셔의 어머니는 전했다. 피셔의 어머니는 “그러고 나서 한 주 뒤 파구어티스는 그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향해 총을 쐈고 딸이 첫 번째 희생자가 됐다”고 호소했다. 미 언론은 지난 3월 메릴랜드에서 발생한 학교 총격 사건과 유사하게 데이트 퇴짜와 이에 대한 앙심이 끔찍한 총기 참극을 불러온 하나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총격범 파구어티스의 가족은 입장을 전하는 글에서 “똑똑하고, 과묵하며, 다정한 아이였다. 우리가 어제 비극을 깜깜히 모르는 동안, 언론 보도를 통해 도저히 우리 아이가 그랬을 거라고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알게 됐다”면서 희생자 유족에 대한 사죄를 표시했다. 가족 측은 조사에 협력하고 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