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독전' 류준열 "수수께끼같은 조직원 '락' 끊임없이 질문하며 다가갔죠"

영화 '독전' 류준열

베일에 휩싸인 인물 '락' 열연

"카멜레온처럼 반전있는 캐릭터

김밥천국같은 얼굴 덕에 소화"




순하게만 보이던 얼굴이 한참을 들여다 보니 묘한 느낌을 준다. 어찌 보면 속을 알 수 없고, 무표정할 땐 순박하던 얼굴은 온데 간데없이 차디차기까지 하다. 영화 ‘독전’을 연출한 이해영 감독은 카멜레온 같은 류준열의 얼굴에서 수수께끼 같은 반전의 인물 ‘락’을 발견했다.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류준열은 “친구들로부터 ‘얼굴 김밥천국’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일본에 가면 일본 사람 같다고 하고, 태국에 가면 태국 사람 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어떤 캐릭터든 빨리 옷을 갈아입을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 장점 같다”며 웃었다.


마약 조직 소탕 작전을 다룬 영화 ‘독전’에서 류준열은 버림받은 말단 조직원 ‘락’을 연기했다. 마약 조직의 실체를 파악할 실마리인 ‘이 선생’을 추적해온 형사 ‘원호’(조진웅)를 만나 함께 조직의 실체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락의 정체도 서서히 드러난다.

시나리오상 전사가 거의 없는 ‘락’이라는 캐릭터의 해석은 쉽지 않았다. 한국으로 향하는 밀수선에 부모와 함께 올랐다가 부모는 마약 중독으로 숨을 거뒀다는 설정이 나오지만 이마저도 어린 시절의 기억이라 정확하지 않다. 국적도 배경도 알 수 없는 인물 ‘락’은 류준열 스스로 쌓아 올려야 할 캐릭터였다.

“’락이 누구일까’ 끊임 없이 질문하면서 작품을 찍었어요. 제 나름의 전사를 만들 수도 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자신의 출생에 대해 아는 것이 단 하나도 없는 락은 스스로 자기가 누구인지 알고 싶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의 고민과 락의 고민이 맞닿으면서 저도 캐릭터를 파고들 수 있었죠.”


때문에 락이 이 선생을 쫓으며 형사 인생을 통째로 바친 원호(조진웅)를 믿고 의지한 건 당연했다. 류준열은 “이 선생에게 집착하는 원호를 보며 락은 자기를 찾고, 자기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며 “영화의 영어제목인 ‘Believer(믿는 사람)’처럼 락은 원호가 자신을 믿게 하는 동시에 원호를 믿어보고 싶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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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배인 조진웅과의 호흡도 완벽했다. 그는 “지금까지 대선배들과 연기하며 필요 이상으로 어려움을 느끼고 벽을 쌓았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영화에서 진웅 선배와 형 동생처럼 지내고 연기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내 나름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락은 관객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인물이다. 희생양인 줄만 알았던 그의 정체가 후반부에 탄로 나지만 줄곧 연민을 자극했던 ‘락’에 대해 관객은 쉽사리 등을 돌릴 수 없다. 매 순간 진심 그대로 연기한 류준열의 힘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극장을 나오며 원호와 락의 삶을 돌아봐 주고 곱씹어주는 것”이다.

“영화의 결말은 열려 있습니다. 관객들이 이들의 죽음 이후를 상상하는 대신 이들의 삶을 돌아봐 주는데 머물기를 바란 결론입니다.”

류준열은 차기작으로 영화 ‘뺑반’과 ‘돈’에 출연할 예정이다. ‘뺑반’은 ‘뺑소니 사고조사반’의 줄임말로 류준열은 차에 특별한 감각을 가지는 순경 서민재 역을 맡는다. 또 ‘돈’에서는 신입 주식 브로커 역을 맡아 양심과 돈을 향한 욕망 사이에서 고뇌하는 청년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사진제공=NEW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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